‘딸깍!’ 확인 버튼을 클릭함과 동시에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어렵사리 로그인에 성공해 화면을 조회해 보지만 남은 인원은 ‘0’.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대부분 자리가 생기길 기다리거나 다음을 기약하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인 상황을 이번 수강신청기사관련 사전 조사를 하던 중 발견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모 사이트 게시판의 ‘○○수업 판매 합니다’라는 글이다. 이 글은 “이 수업을 사고 싶다면 가격을 조정해 보자”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게시판에는 수업매매에 관련한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모두 수강신청이 끝나고 난 뒤 게 눈 감추듯 자취를 감췄다. 결국 이들이 진짜 수업을 사고팔았는지, 얼마에 거래가 된 것인지,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는 없었다.


어쩌다가 학생들이 수업을 온라인 게임 아이템처럼 사고파는 지경에 이른 것인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더욱 놀랐던 점은 인터넷 상에서 그러한 학생들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만큼이나 이러한 행동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반응 또한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권창우(경제2) 군은 “수업이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긴 하겠지만 인기 수업에 붙은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 없는 학생들은 수업권을 박탈당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수업이 결국 거래가 되지 않았다한들 푼돈에 거래가 되었다한들 이는 분명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한 우리사회의 세태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취업을 잘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회분위기는 대부분의 대학생들을 학점에 연연하게 한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인기 강좌의 몸값이 치솟을지도 모를 일이고 더 나아가 학점을 돈으로 사는 일이 생기지 않으리라 보장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쩌면 학교는 ‘학문의 쇼핑몰’이 될지도 모른다.


학교는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의 수요와 강좌개수 확보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학생들의 본연의 자세일 것이다. 혹자는 ‘학문의 상아탑’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점이 아닌 학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한 지성인으로서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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