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을 비롯한 각종 식물들의 연구에 몰두하며 지금 이 순간까지 보내온 그의 퇴임을 아쉬워하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많은 제자들도 스승에게 연락이 오는 등 퇴임을 기념하고 있다. “얼마 전에 제자들하고 통화했는데 다들 잘 되어서 참 기뻐요”라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81년 9월 처음 부임해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의 제자사랑은 늘 한결 같다. 자연에서 식물들에게 한없이 베풀 수 있는 사랑과는 달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성적으로밖에 평가할 방법이 없어서 늘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김용욱 교수. “요즘 취업 때문에 학생들이 전공 수업에 충실하지 못해요. 주어진 학문에 정진하면 분명 좋은 길이 열릴 겁니다”라며 학생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는다.
김 교수는 요즘에도 안면도에서 콩을 연구하며, 연구소를 만들고자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제는 강단이 아닌 시골에서 직접 농민들에게 힘을 주고 싶은 마음에 콩 연구를 계속하고 있죠”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식지 않은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 스스로를 낮추지만, 그 풍경은 어떤 모습보다도 찬란히 빛난다. 익어가는 한 줄기의 벼처럼 겸손의 미덕을 가진 그는 이제 강단을 떠나게 됐다. 대신 보다 더 큰 교실인 자연 속에서 사람들에게 더 큰 기쁨을 줄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와 자연에서 식물을 연구하며 그가 흘린 땀과 그의 모습은 많은 동국인들의 가슴 속에 기억될 것이다.
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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