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과 20 조원준
▲법학과 20 조원준

3년 동안 이어진 세계적 팬데믹이 우리 일상 속 많은 것들에 변화를 불러왔다. 갖가지의 좋고 나쁜 변화가 있었으나 어려움 속에서도 대학에서의 선거는 꾸준히 시행됐고, 학생사회는 언제나 구성돼 왔다. 그렇다면 팬데믹이 학생사회에 가져온 변화라고 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떠오르는 것으로는,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선거 방식과 선거운동 정도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소한 변화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본격적으로 문제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2년부터다.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중심으로 학생회 내부의 불화 문제 혹은 대외적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 는 시점이었다. 논란의 양상과 유형은 저마다 다양했지만 결국 그 수많은 논란들은 종국적으로 후보자의 자질 문제에 모두 포섭되는 문제들이었다.

상황은 점점 심각하게 흘러갔고 급기야 출마 단계에 서부터 후보자들의 자질 논란이 제기돼 점차 학생들에게는 학생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품게 했다. 이에 각 학과 혹은 단과대학에서 투표를 거부하고 보이콧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도 어디까지나 해당 학과 학생들 다수가 학생사회에 관한 문제, 그리고 학과의 존망을 둘러싼 여러 정책에 관심이 많은 경우에나 해당하는 이야기였고, 심각한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된 학과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학과 학생들의 대다수가 관련 문제에 대해 인식조차 못 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

이러한 상황들은 대표자의 자질에 관한 문제가 더 이상 우리 현실에서 유리돼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하는 정치인들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방증이 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팬데믹 이후 학생들이 대표자의 자질 문제에 관해 관심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여러 매체를 살펴보면 팬데믹으로 인해 초, 중, 고교에서 진행되던 수업이 다시 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학교의 분위기 전환에 대한 교사 및 학부모 사이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대부분 학생들의 개인화 경향과 낮은 수업 참여도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결국 비대면 상황 속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한 대학생들에게도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학생 대표자에 대한 관심도는 대면 시절 대학의 학풍과 비교를 해보면 확실한 차이가 있다. 당장 올해 진행된 11월 정기선거에서도 그 차이가 여과 없이 드러났다. 익명 커뮤니티에서 총학생회와 비상대책위원회의 차이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을 하거나 학생으로서 당연한 권리인 투표권 행사조차도 해야 하는 것인지를 논하는 정도니 말이다.

무관심 속에서 결국 지난 2년 동안 선거는 지인들에 의한, 일명 인기투표로까지 퇴색돼 갔으며 학생회는 폐쇄적으로 변모해 그들 안에서의 숨겨졌던 문제가 점점 커지다 공론화될 때쯤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돼 버렸다. 이러한 상황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반 학우들의 관심과 통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선 거와 투표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본질이며 유일하고도 가장 막강한 유권자들의 학생 대표자에 대한 통제 수단이다. 학생 주권자들은 투표를 통해 후보자의 자질에 대하여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고 이는 곧 투표율을 통해 평가될 것이다. 학생 대표자가 학생사회에서 권한 내에 이루어지는 일들은 결코 해당 학생들과는 무관한 일들이 아닌 현실에서 직접 영향을 미치고 학교생활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일인 만큼 우리 일반 학생들은 투표와 끊임없는 그들을 향한 관심으로 학생 대표자들의 자질을 검증해 나가야 한다.

우리들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 대표자들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고, 대표자들은 이 질문들에 진지하게 응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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