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학교도서관은 자리 맡기 전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특히 시험기간에 도서관 자리를 맡기란 참으로 어렵다.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와 도서관에서 다른 사람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시험기간 중 어느 날 내 옆자리로 한 여학생이 자리 맡으러 왔다가 내 주위의 자리에 책을 한 권씩 놓기 시작한다. 친구까지 생각해 주는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나 그 자리들의 주인들은 나타날 생각을 안 한다. 시간이 한참 흘러도 아까 자리를 맡은 여학생만 잠시 왔다 갔을 뿐, 그 자리의 주인들은 나타날 생각을 않는다. 나머지 자리엔 책만 덩그러니 올려져 있고 주위엔 자리를 찾아 헤메는 학생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학교 도서관에 자리가 모자라서 학생들이 공부할 자리마저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내주위에 책만 올려 져 있는 자리들은 자리부족 문제가 아닌 학생들의 이기심과 이용의식을 먼저 문제 삼아야 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도서관에 사람으로 가득 찬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반복되고 있는 도서관 자리 맡기 행위를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혹시 도서관을 잘못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전에 만해관이 중앙도서관이었을 땐 자리를 비울 때 몇 시에 올 예정이니까 그때까지는 써도 된다는 쪽지를 많이 봤었다. 이제는 그런 작은 행동 하나 없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시험기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지킬 수 있는 에티켓이 지켜지지 못하고 무시되고 있는 지금. 도서관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나’부터 변하고 실천하려는 의식이 동국인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남동현
(공과대 생화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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