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의 출발을 고대 그리스 학자들에서 찾을 수 있으나, 그들의 관심은 미학 그 자체라기보다는 ‘미란 무엇인가’라는 보다 근원적인 것에 있었다. 즉, 플라톤은 내용보다 형식을 통해서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보았으며, 미는 진리나 유용함과는 관계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미의 세 가지 본질적 요소가 전체성(integras), 조화(conson antia), 광휘(claritas)라고 확신했다. 이처럼 질서, 균형, 조화, 비례의 개념과 함께 중용의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지나치지 않음’(nothing in excess)은 미를 규정하는 그리스의 문화적 전통이라 할 수 있다.
근대 미학의 개념을 재창안한 바움가르텐의 미학이라는 용어는 그리스 전통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aesthetics라는 용어를 그리스어 aisthesis(느낌 혹은 감성적 지각)에서 끌어왔다. logic(논리학)이나 ethics(윤리학) 모두 logos나 ethos 등의 그리스어에 그 어원을 갖는데 반해 바움가르텐이 제시한 미학은 ‘감성적 인식의 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는 감정을 일종의 인식 능력으로 보고, 감성을 일종의 유사 이성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서 미학은 ‘감성적 인식의 학’이며, 미는 감성적 인식의 완전성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고전 미학은 어디까지나 미의 본질을 묻는 형이상학이어서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초감각적 존재로서의 미의 이념을 추구하였다.
이에 반해 근대 미학에서는 감성적 인식에 의하여 포착된 현상으로서의 미, 즉 ‘미적인 것’을 대상으로 한다. 이 ‘미적인 것’은 이념으로서 추구되는 미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의식에 비쳐지는 미이다. 그러므로 미적인 것을 추구하는 근대 미학은 자연히 미의식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예술 작품이나 자연미를 향수할 때 우리의 의식은 사물에 대한 이해 관계 또는 도덕적 판단으로부터 독립되어 극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어떤 합목적성을 실현한다. 칸트는 그런 점을 분석하여 미의식을 ‘무관심성’, ‘목적 없는 합목적성’이라고 특징지었다.
19세기 후반부터는 독일 관념론의 사변적 미학을 대신하여 경험적으로 관찰되는 사례를 근거로 하여 미이론을 구축해 나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페흐너는 ‘아래로부터의 미학’을 제창하면서 심리학의 입장에서 미적 경험의 법칙을 탐구하려는 ‘실험미학’을 주장하였다.
오늘날에는 또 미적 현상의 해명에 사회학적 방법을 적용시키려는 ‘사회학적 미학’이나 분석철학의 언어분석 방법을 미학에 적용하려고 하는 ‘분석미학’ 등 다채로운 연구 분야가 개척되고 있다.
오늘날의 미학의 대상은 미와 연관을 갖고 우리의 의식 속에 비취지는 모든 ‘미적인 것’을 포괄한다. ‘미적 특성’(aesthetic property) 또는 ‘미적 가치’(aesthetic value)로서 매력적인 것, 우아한 것, 숭고한 것, 영웅적인 것, 비극적인 것, 추한 것, 천한 것, 익살스러운 것 등도 모두 해당된다.
결국 미학은 단순히 미에 관한 학문이 아니라, 인간이 주위에서 발견하고 실제적인 행위를 통해 창조하고 예술을 통해 드러나는 모든 미적 가치의 전영역을 다룬다.
따라서, 미학은 공허하거나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이고 실천적인 학문분야이다. 일반 대중에게 문화와 예술에 대한 미적 안목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미적 판단을 위한 구체적이고 건전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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