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영배 스님 후임 이사 선임이 조계종 임시중앙종회 이후로 연기됐다. 지난 6일 11시 본관 교무위원 회의실에서 열린 제213차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이사진은 논란 끝에 △임원선임에 관한 사항 △상임이사 선임 승인에 관한 사항 △교원인사에 관한 사항 △수익용 기본재산 처분(매각)에 관한 사항을 오늘(10일) 조계종 임시중앙종회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통도사 축산승가회 소속 30여명의 스님들이 중앙종회에서 후보 추천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안건으로 이사 선임을 다루는 이사회를 강행하는 것은 종법을 어기는 것이라며 회의장에 진입해 이사회 진행이 난항을 겪은 결과다.
통도사 축산승가회 소속 30여명의 스님들은 이사회가 개회되기 전부터 본관 앞에서 영배 스님의 이사직 사퇴를 요구하며 ‘영배스님은 통도사를 떠나라’ ‘통도사의 추천을 받지 않은 이사 선출을 철회하라’고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어 통도사 축산승가회 소속 스님들은 11시에 이사회가 시작되자 회의장에 진입, 이사회가 강행될 경우 무력행사도 불사할 의지를 표명했다. 이런 혼잡한 상황으로 인해 이사장 현해 스님은 이사회 휴회를 선언했다.
이날 시위에 앞서 통도사 축산승가회는 지난 5일 상임 이사 영배 스님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축산승가회는 성명서에서 “동국대학교 이사 자리가 권력의 자리로 변질되고 심지어는 이권을 얻기 위한 자리처럼 생각하는 일부 이사도 있다” 며 영배 스님이 이를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1시간 뒤 다시 속개된 이사회에서 영배 스님은 신상 발언을 통해 “이번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사립학교법에 전혀 저촉되는 것들이 아니지만, 종립학교위원회와 조계종 중앙종회의 의견을 존중하고 싶다”며 “다른 이사님들이 동의해주신다면 오늘 논의하기로 했던 모든 안건을 중앙종회 이후 열리는 이사회로 이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종회에서 인준을 받을 이사 후보에 영배 스님이 추천됐다. 이는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이사회가 열린 다음 날(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중앙종회실에서 제61차 회의를 갖고 선정한 것이다. 종관위 회의는 이사후보로 영배 스님과 태봉 스님을 추천받아 투표한 결과 각각 7표와 무효 1표가 나와 재투표를 실시했다. 재투표에서 영배스님이 8표를 획득해 동국대학교 신임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오늘(10일) 임시중앙종회는 영배스님과 종관위에서 기 추천한 현문 스님을 대상으로 인준 절차를 거쳐 학교법인 동국대학교의 이사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중앙종회에서 추천된 이사후보 가운데 1명을 최종 이사로 선출하게 된다.
불교계에서는 이번 우리학교 이사 선임을 둘러싼 갈등을 우려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이와 관련해 종책모임 금강회는 동국대 이사 선출을 총무원장 선거 뒤로 연기해야 한다며 모처럼만에 조성된 종파간 화합의 분위기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깨지게 될 것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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