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신문=기고글> 지난 7월 해외탐방장학생에 뽑혀서 팀원들과 함께 미국에 있는 로스쿨들을 견학하였다.
노스웨스턴대학 로스쿨과 시카고대학 로스쿨을 견학하면서 가장 큰 감명을 받은 것은 그 대학의 최신식 시설이나 유명한 교수들, 학교의 name value가 아니라, 바로 학교 곳곳에 자리를 잡은 게시물들이었다.
노스웨스턴대학 로스쿨의 경우 가이드가 우리 팀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강의실이나 특정 장소들 위주로 자랑을 하며 소개해주었고, 간략한 설명도 덧붙여 주었다.

로스쿨은 3개의 건물로 이루어졌는데, 그 건물의 이름은 학교에 재직했던 유명한 교수와  설립자, 졸업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다. 또한 강의실도 정치가나 학자의 정신을 이어 받는 취지에서 그들의 이름을 강의실 명으로 하거나, 기부를 통해 학교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사람의 이름을 강의실 명으로 하였다. 세미나실이나, 도서관의 자리마다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복도에는 학교의 역사와 업적에 대한 글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또한 유명한 교수나, 졸업생의 글과 사진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시카고대학 로스쿨의 경우에도 학교의 역사와 졸업생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인디애나대학 로스쿨의 경우에는 기부자들의 이름을 보도블럭에 새겨 넣고, 졸업생들의 사진과 업적을 전시해놓은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있었다.

우리학교의 경우는 어떤가. 학교의 각 건물들이 명명되는 이름들은 있지만, 그 이름의 유래를 아는 학생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10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중앙도서관 입구 벽면에 부조된 동판만으로 우리학교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100주년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손꼽는 역사를 가진 우리 대학이 그 빛나는 전통과 역사를 역행하며 퇴행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학교의 발전을 위하여 학생들 개개인의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에게 애교심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것은 편입을 통해 다른 대학으로 이탈하는 학생의 수를 줄여 우수한 인재유출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학교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졸업한 후에도 학교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을 유지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팔정도에 있는 보현보살상이나 석가모니불의 의미, 학교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하여 각 건물 이름의 뜻, 자랑스런 졸업생과 교수님들의 자취 등을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간에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학교의 역사를 접할 수 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고 애교심이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만해관 계단 벽과 2층 휴게실, 혜화관 앞 쉼터와 후문의 돌담, 학림관 계단, 혜화문 등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 학교의 역사나 자랑을 게시해 보자. 우리대학 학생들의 잠재 의식 속에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면 졸업 후에도 한 번 더 학교를 생각하고, 학교를 찾게 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학교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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