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16년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바둑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기억한다. 구글에 인수된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프로바둑의 최정상에 있던 이세돌 구단과의 대결에서 압승했다. 이 대결에서 부분적이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정의 로봇청소기, 음식점과 인천공항의 다양한 로봇 서비스, 자율주행자동차 등이다. 인공지능이 많은 사
자연이나 생물의 다양한 구조와 기능을 모사해 공학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문을 자연 또는 생체 모방 공학(Biomimetics)이라고 부른다. 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환경에 적응 및 진화한 생명체의 최적화된 구조, 형태, 기능 등에 영감을 얻어 당면한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연계에 존재하고 있는 가장 강하고 질긴 물질 중에 하나로 거미줄이 있다. 거미줄은 외부의 충격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는 인성(toughness)이라는 물리량이 높은데, 이런 거미
과학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지금이 빅데이터의 시대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빅데이터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 정의를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소수일 것이다. 사실 필자에게 질문한다고 해도 한 마디로 딱 잘라서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에는 빅데이터가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의 능력을 넘어서는 대량의 정형 데이터, 또는, 데이터베이스 형태가 아닌 비정형 데이터 집합조차 포함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이다”로 설명하고 있다.
인류 번영과 문명 발전을 이루어 온 과정이 우리 인간 삶의 지속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온실 효과를 인지한 게 100년 전, 산업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기온 상승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 80여 년 전이다. 인류가 화석 연료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했다. 이는 지난 1만 년 간 지구 생태계의 자연적인 기온 변화 속도의 20~25배이다. 지금 추세라면 30년 뒤 평균 기온이 2도 오르고 지구 생태계는 회복력을 잃어 ‘절멸’로 치닫게 된다. 남 얘기 같은 ‘기후변화’가 아니라
이번 대통령 선거와 장기 지속 중인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느낀 자연과 환경에 대해 회상해 본다. 작년에 우리나라는 모든 나라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되었고 효율적인 코로나 방역으로 세계가 우리를 보는 눈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꼈다. 그러나 자연과 공생하려는 우리의 의식은 여전히 개발도상국 상태이다. 대통령 후보자들의 주요 공약들은 온통 경제 성장이었고 그 중 부동산 대책이 중심 이슈였다. 이전 정부와 같이 무지막지한 국토 파괴 공약은 없었지만 여전히 개발 정책을 앞세웠다. 선거는 여론을 반영할 수밖에 없으니 당연하다. 그러나 정책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시작으로 총 여섯 번에 걸쳐 자국의 우주인을 달 표면에 착륙시켰다. 사실 얼핏 보면 달 탐사는 우주 공학과 달 지질학 등을 연구하는 지극히 과학적인 목적의 우주 탐사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당시 미국 정부와 시민들이 아폴로 탐사를 대했던 방식을 보면 오히려 과학보단 정치를 내세운 선전용 행사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러한 탐사의 왜곡된 목적성은 아폴로 미션 자체가 선전을 위해 조작된 허구일 것이라는 음모론이 유행하는 안타까운 배경을 제공했다.) 그런 성격을 아주 잘 보여주는 면이 있
뉴욕의 한 사업가가 아침 일찍 일어나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목적지는 바로 대서양을 가로질러 가야하는 프랑스 파리. 하지만 놀랍게도 단 세 시간 만에 파리까지 질주한다. 점심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한 사업가는 에펠탑 근처 카페에서 미팅에 참석한다. 그리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돌아와서 집에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한다. 음속보다 빠른 비행기를 타고 지구 전체가 하루 생활권에 들어오는 꿈만 같은 삶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단순히 상상 속의 미래를 묘사한 것이 아니다. 무려 50여년 전 이미 인류가 경험했던 과거의
하나 고백하자면 작년 여름 비가 많이 내리던 날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앞에 정차하고 있던 차를 살짝 박은 적이 있다. 다행히 내 자동차 보험료만 살짝 올라갔을 뿐 사람도 자동차도 다치지 않고 사고가 잘 마무리되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 누구도 작년 내가 이런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낸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을 것이다. 뉴스에서는 이런 사소한 교통사고까지 보도할리가 없을테니까. 하지만 불과 백 년 전만 해도 달랐다. 이제 갓 도로에 자동차가 굴러다니기 시작했던 당시 도로에서 자동차가 가로등에 부딪히는 작은
2020년 12월 23일 출시한 AI 챗봇(Chat bot) ‘이루다’가 2021년 1월 11일에 종료되었다. 약 2주 남짓한 짧은 시간에 무려 75만 명이 이루다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엿보았고 알고리즘 편향성, 개인정보 유출 등 AI가 인간과 공존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을 남겨 놓았다. 이루다는 기존의 챗봇을 넘어서려는 시도였다. 우리가 마주하는 대부분의 챗봇은 정해진 문제에만 대답하는 AI 지원 방식의 챗봇이지만, 이루다는 지원을 넘어 감정을 공유하는 AI 동반자가 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루어지지
2020년 4월 지구의 날, 생명다양성재단 페이스북에 올라간 콘텐츠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생태계에 좋다? 안타깝게도 장기적으로 안 좋다!’였다. 코로나가 시작되며 도시가 일시적으로 텅 비자 원숭이, 퓨마,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이 길거리에 출현하고, 각종 공장 가동이 멈추자 하늘이 맑아졌다는 뉴스가 나올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가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안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면서 더 이상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 학생 파업, 멸종저항 운동 등 세계적으로 관심
인공지능, 알고리즘, 그리고 자동화된 시스템이 내리는 의사결정의 결과는 중립적이고 불평 부당한가? 2010년대 중반 이후 여러 탐사보도 및 연구 결과들은 미국 등의 사법, 치안, 국토안보 사례에 기초하여 인공지능 의사결정 시스템의 차별적·편향적 결과들을 지적해왔다. 한 예로 MIT Media Lab의 조이 부오라뮈니(Joy Buolamwini)와 구글 윤리적 인공지능 팀의 공동 테크니컬 리드 팀닛 게브루(Timnit Gebru), 두 아프리카계 여성 연구자는 Microsoft, Face++, IBM 세 개의 얼굴인식 소프트웨어의 정
2020년 초,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성 폐렴이 발생하였다. 중국의 사례를 통해 코로나19는 전염력이 강해 빠르게 퍼져나간다는 것과 사망률은 2~4%로 예상되었다. 우리 정부는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2015년, 메르스 때처럼 강력한 방역을 선택하고 대대적인 접촉자 검사와 확진자 격리치료를 실시하였다. 시간이 지나, 동북아의 사망률은 3~6%로 나타났고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6~16%의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과거 사스는 치사율이 10%, 메르스는 30%를 넘었다. 코로나19는 그보다 약했다. 역학적 특징은
적정한 위치에 놓인 쓰레기통. 정해진 시간에 누군가 알아서 치워 간다. 어딘가로 이동한 쓰레기가 잘 처리됐을 것이란 믿음. 선진국 시민으로서 응당 누려야 할 권리. 우리는 일상을 살며 무수히 많은 소비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지금도 24시간 배달체계와 일회용품, 편리한 테이크아웃 등을 통해 지속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있다. 우리들의 믿음처럼 쓰레기는 정말 잘 처리되고 있는 것일까? 내 손을 떠난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2019년 4월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8년 8월 중국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 swine fever)이 지난 9월 16일 경기도 파주의 양돈장에서 발병되었다. 많은 전문가는 2019년 3월 북한에서 발병한 ASF가 DMZ를 넘어 유입되는 것에 대해 특별한 방역체계나 차단방역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하였다. 불행하게도 그 예측이 들어맞았다. 일반인들이 ASF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일부 비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도 없이 ASF에 대한 공포감이나 혐오감을 유발시키는 발언을 마구 쏟아낸 탓이다. 예를 들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는 인류사에 기념이 될 만한 아주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의 「지구온난화1.5℃에 대한 특별보고서」가 채택된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이대로 탄소배출이 계속 이루어지면 2040년 이후 1.5℃의 기온상승은 예견되어 있는데, 사실상 1.5℃ 상승 이후의 국면은 인류의 통제권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는 점에 대한 명시였다.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의 절박한 상황에 대해서 한 목소리로
지난 4월 4일, 우리는 사상 최악의 산불을 겪었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변압기에서 시작된 불이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등의 동시다발적 산불로 확산되면서 1,757㏊(여의도 면적 6배)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강원도 산불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최근 20년 전후로 대한민국에는 역사에 남을 만한 산림 화재가 발생했다. 1996년에 발생한 고성 산불, 2000년 동해안 일대 대형 산불, 그리고 2005년에 일어난 양양 산불이다. 20여 년에 걸쳐 발생한 삼림 화재로 우리 국토는 3만㏊에 달하는 귀중한 삼림을
손도끼와 수레바퀴로부터 시작된 기계의 역사는 이제 최첨단 정밀 가공 기계와 빠르고 거대한 운송 기계로까지 이어진다. 인간의 기술은 좀 더 빠르고, 좀 더 큰 힘을 내는 기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그렇기에 기계의 가치는 주로 그 기계가 낼 수 있는 최대치의 속도와 최대량의 힘에 의해 결정된다. 기계의 생명은 속도와 힘에 있다. 고전 물리학의 법칙(F=ma)을 충실하게 구현하는 장치이자 도구가 곧 기계인 셈이다. 근대사회가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의 복합적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해이다. 인문적 사유와 예술의 부흥,
온 국민을 격분하게 만든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는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안 어딘가에서 곧 발표될 정신감정서의 결과를 기다리며 초조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담당 정신과의사는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검토하느라 고심에 또 고심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사건은 정신질환자의 감형 문제에 대한 커다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그냥 법적 절차를 밟으면 되지 왜 굳이 병원에 데리고 가서 정신감정을 하는 걸까? 범죄자의 정신질환 여부는 어떻게 판별할 수 있는 것일까?아주 단순히
월드컵에서의 막판 선전과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 획득으로 계기로, 축구가 긴 침체기를 벗어나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감독 체제로 치룬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거두며 그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죠. 그런데, 최근 국가대표팀이나 프로리그의 경기를 방송중계로 보다 보면 선수들의 등 부분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때문인데요. ‘스포츠 경기에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손목 아니고 등에?’, ‘불편하지 않을까?’, ‘근데 웨어러블 디바이스 망하지 않았어?’ 여
인간은 원치 않는 사건들에 부딪치며 살 아간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커다란 재난 에서부터 생활 속의 사건까지 어떻게 보면 연속되는 사건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것 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멀게 는 5·18 민주항쟁이나 세월호 침몰 같은 국가적 재난부터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한 방화나 살인 사건, 강남역 근처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데이트 폭력 등 우리 주변에서 일 어나는 사건까지 연일 사건들이 경쟁하듯 터지고 있다.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에는 반드시 인명이나 재산에 피해가 따르게 되며, 사건에 직· 간접적인 경험을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