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을 꿈꾼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이상을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꽤나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상은 단지 이상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쿠바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는 이렇게 말했다.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 현실을 직시하되 이상을 품고 살아가는 인간, 그것이 나의 이상이다. 기자야말로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이상을 꿈 꿀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난 내 꿈을 위한 그 첫걸음으로 동대신문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기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도 모른 채 막연히 기자의 꿈을 꿔왔던 이 햇병아리는 지난 한 학기 신문사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출입처를 배정받아 본격적으로 기사를 쓰기 시작했을 무렵 안면도 없는 사람에게 질문공세를 해야한다는 어색한 상황이 나를 힘들게 했다. 그 와중에는 크나큰 실수도 저질렀다. 중앙도서관에 대한 오보를 낸 것이다. 그 때 나는 난생 처음 책임감이란 단어를 뼈저리게 느꼈다. 개인적인 감정보다도 신문에 대한 책임을 먼저 생각하게 된 나의 모습에 내 자신도 놀랐던 순간이었다. 이렇듯 내가 만들어 나가는 신문에 대한 애정이 커질 수록 동시에 책임감이라는 굴레는 비례해갔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마다 이상은 그저 이상일 뿐이라는 말에 타협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신문사 생활을 끝까지 마치고 싶은 의지가 더욱 굳건해졌다. 힘들었던 과정 중에 알게 모르게 생긴 오기가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의지로 바뀐 것이다.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학기가 지나가고 나는 이제 탈 수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곧 동대신문사 사진기자로서 학내외 모든 현장 속에서 빠지지 않고 뜀박질할 나의 모습이 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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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소에 존경했던 종군기자 제임스 나크트웨이는 “나는 증인이 됐고, 이 사진들은 내 증언이다. 내가 기록한 이 사건들은 잊혀져선 안돼고 반복되어서도 안 된다”는 명언을 남겼다. 2008년 하반기부터는 내 카메라와 내가 찍은 한 순간 한 장면이 동국대 역사의 산 증인이 될 것이다.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바꿔 낼 멋진 김윤수 기자. 그 첫 발을 동대신문사라는 곳에서 꿋꿋이 내딛을 것을 다시 한 번 내 자신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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