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농활 체험기
첫째 날은 짐을 풀고, 앞으로의 진행일정과 역할분담, 지켜야 할 규칙 등을 의논했다. 나는 ‘짬장’이라는 조장을 맡아 3박 4일간의 식사를 준비했는데, 14인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밥이 덜 익어서 먹는 사람들을 고생시키기도 했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을 보며 고마움과 뿌듯함을 느꼈다.
근로노동 후에는 아직도 협상중인 FTA에 관한 강의를 듣고 우리의 의견을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쌀 개방에 관한 부문이 제외되었지만, 아직도 여러 문제들이 있어 농민들은 분개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셋째 날, 농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을 잔치가 벌어졌다. 돼지머리 대신 귀엽게 돼지저금통을 놓고 올해의 풍년을 기원했다. 막걸리 한 잔과 함께 서로의 사는 이야기를 했고 그에 따라 분위기는 한층 더 무르익어갔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다음날 우리가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워 했다.
마지막 날은 호별 방문을 통해 댁에 계신 어른들께 각각 인사를 드렸는데, 며칠 되진 않았지만 그새 정이 많이 들어 우는 할머니도 계셨다. 우리는 각자 생활로 돌아가 다시 바쁘게 생활하겠지만, 그 분들은 그동안 우리가 있었던 자리를 크게 느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농활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그 힘든 농활을 왜 가냐, 왜 사서 고생을 하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학생활을 하면서 농활이라는 것은 꼭 경험해볼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것, 어려운 것을 점점 피하고 싫어하는 요즘 우리들이 인생의 새로운 참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아주 좋은 계기이다.
이지선(사과대 사회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