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용 경제학과 교수
▲전주용 경제학과 교수

4천여년 전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만들던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항상 요즘 젊은이들은 문제였다. 물론 말하는 사람을 위한 건지 듣는 사람을 위한 건지, 누굴 위한 건지 알기 힘든 꼰대질을 당하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특히 코로나 시기를 거친 이후의 일부 학생들을 보면서 이 지면을 빌어 꼰대질, 혹은 대학 생활을 하면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에 대해 언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칼럼을 읽은 학생이 혹시 스스로 무언가 잘못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면 오히려 그 학생은 별문제 없이 잘해왔을 것이고, 잘할 거라고 미리 이야기해 주고 싶다.

첫째, 이메일의 이름 필드에는 자신의 이름을 한글 혹은 알파벳으로 정식으로 표기하자. 이메일 프로그램 혹은 웹페이지에서 보낸 사람 이름이 “□□블리”, “OOO떡상” 같은 식으로 표기되어 있다면 누구인지 알기도 어렵고, 진지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특히, 공식적 이메일을 보낼 때는 아이디로도 본인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영문 이름표기를 활용한 아이디를 이용하면 더욱 좋다.

둘째,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을 강하게 느낀다고 해도, 오프라인에서의 현실 세계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잊지 말자. 그러니, 만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포스팅을 올리고자 하면 한 번 더 생각하자. 특히, 학교생활 및 학우들과 관련된 사항이 담겨있다면 두 번 더 생각하자. 온라인 포스팅에는 종종 의도 이상의 과장이나 왜곡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부정적인 맥락을 가진 포스팅에 본인 외에 학내의 다른 구성원들이 등장한다면 설령 이름이나 얼굴을 가렸다고 해도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셋째, 교수 추천서를 원한다면 지원계획과 마감일은 미리 알려주자. 교수로 지내다 보면 종종 추천서를 써줄 일이 생기는데, 어떤 학생들은 미리미리 자기소개서 등을 보내주고 추천서 작성 임박해서는 지원하는 곳과 마감일 등을 정리해서 알려준다. 반면, 추천서를 부탁한 이후로 아무 연락 없다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추천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메일을 받고 당황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상황에서 해당 학생에게 좋은 내용의 추천서가 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명백할 것이다.

넷째, 대학은 교수, 교직원, 동료 학생 등 학교의 구성원들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이는 만일 본인이 개인적으로 원하는 사항이 있다면 학내 다른 구성원들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지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요구를 권리처럼 생각하는 학생들을 가끔 보면 ‘내가 이걸 지적해야 하나? 아니면 귀찮기도 하고 꼰대 소리 듣기도 싫은데 그냥 넘어가야 하나?’하는 고민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교수가 아니라도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도움을 받은 다음에는 후속 결과를 알려주고 감사 표시를 하자. 기껏 도움을 주었는데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필요할 때만 다른 사람을 찾는 예의 없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게 될 것이다.

7년 전 처음 학교에 부임했던 때와는 확실히 무언가 달라진 느낌이다. 혹시, ‘코로나로 학생들 사이에서 선후배 간에 전수되던 것들이 전수가 안 되게 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젊은이들이 문제였지만 인류가 망하지 않은 것은 젊은이들이 사실은 별문제가 없어서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혹시라도 ‘꼰대라는 존재가 꼰대질이라는 역할을 해 온 것도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칼럼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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