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의 연구능력 고취를 위한 연구지원제도 및 연구업적평가제도와 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교육업적평가제도가 확정돼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교수들이 새롭게 변경·제정된 두 제도에 관해 숙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해 원활한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두 제도 모두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교수들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지난 22일 중앙도서관 멀티미디어실에서 열린 ‘연구업적평가 설명회’에 참석한 홍기삼 총장은, “대외평가 부진의 모든 원인이 교수에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며 “그러나 교수평가 부문 순위도 낮은 만큼 연구업적 증가를 위해 힘써달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교수들은 두 제도가 일정기간 동안 예비시행을 거치지 않고 확정돼 실시됐다는 점과 연구 성과금을 명목으로 월급이 동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교수사회에 성과금 시스템을 도입해 경쟁을 일으키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는 교수들도 있다.
그러나 이과대의 한 교수는 “기본적으로 연구를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성과금 외에도 연구공간, 연구기자재 등 학교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업적 평가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교수들이 이 제도를 성과금 시스템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기존에 지원받아왔던 지원금액보다 감소 할 수도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제도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처의 한 관계자는 “국내저명 논문 1편을 썼을 때는 기존의 제도보다 지원금이 줄어들지만, 2편 이상을 썼을 때는 오히려 지원금이 제도 개편 전보다 늘어난다”며 기본적으로 이 제도는 논문을 많이 쓰게 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과대의 한 교수는 “좋은 논문은 1년에 1편 이상 쓸 수가 없다”며 “제도가 양적인 면에 치중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학문 특성 고려해야

한편 불교대의 한 교수는 “학문 특성상 불교학의 경우 논문을 쓰는 것보다 고전을 번역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 학문 특성을 고려한 학교차원의 지원이 필요할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학과 교수들은 학과 특성상 논문을 실을 수 있는 학진등재지가 부족하다며 학교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연구처의 한 관계자는 “학진등재후보지가 되는 요건이 까다롭지 않은 만큼 이를 위한 학교차원의 노력은 현실적으로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업적 평가의 경우 ‘교육강화’를 실시하기 위해 우리학교에서 최초로 도입한 제도로서 도입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평가방법과 관련해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먼저 많은 교수들이 평가지표 단순화를 요구하고 있다. 평가지표가 복잡하고 평가를 위해 처리해야 하는 부수적인 작업들이 많아 자칫하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특히 이는 평가대상에서 제외되는 대학원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원 수업은 교수들의 연구성과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교무처의 관계자는 “공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BSM의 경우 이보다 더 엄격한 복잡한 평가지표로 실시되고 있다”며 “제도를 시행하며 문제점이 발견되면 시정하겠지만 교수들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의 이끈 제도 돼야

또한 세부평가 항목 중 담당강좌의 개수와 수강생수에 따라 배점이 매겨지는 항목이 있어 교육의 질 향상과 모순되는 부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교무처의 관계자는 “책임시간을 충족했을 경우 10점을 부여하고 최대점수가 50이하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양을 중요시 하는 것은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많은 교수들이 완벽한 제도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연구업적평가와 교육업적평가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명확한 지표가 우리학교의 열악한 실정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교수들을 포함한 모든 학내 구성원이 책임을 통감하고 쇄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또한 일방적인 운영방식으로 몰아붙이기보다는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추후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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