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제36대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학사경고로 제적되면서 2학기부터 36대 총학생회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 체제로 운영됐다. 이어 그 해 11월에 진행된 37대 총학생회선거는 출마자가 없어 무산됐고 다음해인 2005년 3월 보궐선거가 치러졌지만, 단독입후보자가 선거 전에 후보직을 사퇴함으로써 또 한번 선거가 무산됐다. 이로써 총학생회는 사상 최초로 1년 반동안 정식 조직이 구성되지 못한 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됐다.
이렇게 총학생회가 건설되지 못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유지됨에 따라 운영상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가장 큰 문제는 1만 2천 동국인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가 부재함으로써 학생들을 하나로 모아주는 구심점도 함께 사라졌다는 점이다. 올해 보궐선거 이후, 12개 대학 단과대 모두 학생회가 구성됐지만 총학생회가 부재함으로써 각 단과대 간의 협력사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박혜영(멀티공4) 정산대 학생회장은 “어느 단과대 학생회장이든 자신이 속한 단과생들의 이익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간에서 조정 역할을 해주고 이끌어주는 총학생회 부재로 각 단과대들이 하나로 합쳐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등록금 인상, 공간문제, 건학 100주년 사업 등 중요한 사안들에 관해 통합된 학생들의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총학 비대위가 엠프대여, 물품 대여, 농활, 대동제 등의 사업을 진행했지만 이는 기존에 총학생회가 진행하던 사업들 중 중요하고 기초적인 일들만을 추진한 것이다. 또한 이런 사업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예산분배가 특정 사업에 치중돼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총학 비대위 오선임(국교4) 사무국장은 “비대위 체제가 이렇게 오래 지속된 적이 없어 체계적으로 운영하지 못했고, 그러한 과정에서 예산분배에 문제가 생긴 점은 학생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총학 비대위의 경우 1만 2천 동국인들에게 인정받은 공식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추진력있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는 총학생회 뿐만아니라 총대의원회, 동아리연합회, 총여학생회 등의 학생자치기구들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돼 전반적인 학생회활동이 침체됐다.
오는 2006년 건학 100주년을 이끌어 갈 38대 총학생회 선거가 이제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총학생회 부재로 인해 야기됐던 문제점을 해소하고 학생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이번에는 총학생회 건설이 꼭 성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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