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물리체반도과학과 임현식 연구팀이 새로운 양자 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양자 물질은 1990년대에 발견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의 특성을 띠며 극저온 실리콘 금속에서 스핀구름이 응축돼 만들어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은규, 신상진 한양대 교수, 성균관대 정연욱 교수와 함께한 이번 연구는 양자컴퓨터 소자관련 연구를 하던 중 우연히 실리콘 금속에서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특이한 신호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연구팀은 특이한 신호를 소자나 측정기기의 오류가 아닌 새로운 양자역학적 물질로 보고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실리콘 금속에서 1990년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의 결과로 일어나는 상태 물질을 발견했다. 분광학 및 전기 전도도 측정을 통해 밝혀낸 이 물질로 실리콘 금속을 이용해 극저온(1[K], -272.15[℃])에서 스핀구름을 응축하면 새로운 양자 물질이 존재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은 1924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인도의 물리학자 사첸드라내스 보스가 예견한 현상으로, 수많은 원자의 간격이 극도로 가까워져 움직임이 제한되면 마치 하나의 집단처럼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극저온에서 보손 입자가 응축해 만들어진 이 단일체는 고체, 액체, 기체, 플라스마와 다른 제 5 상태로도 불린다. 보손 입자는 자성을 만드는 물체의 고유 물리량인 스핀이 0 또는 정수인 입자를 뜻하며   스핀구름은 금속과 반도체 물질의 온도를 떨어뜨리면 내부 불순물이 만드는 자성을 주위 자유전자가 구름처럼 모여 가리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자성이 상쇄돼 스핀이 0인 준입자로 볼 수 있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 적용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스핀구름은 자기부상열차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에 활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금속 및 반도체에서 스핀-스핀 상호 작용을 이해하고 고온 초전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강상관계 물질을 연구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상관계 물질이란 구성 입자들이 강하게 상호작용을 하여 일반적인 도체나 부도체에서 보이지 않는 특이한 현상을 나타낸다. 이는 새로운 반도체 기술이나 양자 컴퓨터 소자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임현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또 다른 양자 응축상태를 생성하고 제어 할 수 있다면 양자 소자 기술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순수 금속에서 스핀구름들의 농도 변화에 대한 다양한 스핀구름의 물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및 기초연구실) 등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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