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총장 인터뷰] 제20대 윤재웅 총장이 전하는 소통의 가치

 
 
△ 윤재웅 신임 총장 (사진= 동국대학교.)
     

   3월 15일 동국대학교 본관 중강당에서 제20대 윤재웅 총장 취임식이 거행됐다. 윤재웅 총장은 1985년 우리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1987년과 1996년에 국문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윤 총장은 2003년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전략홍보실장, 사범대학·교육대학원장, 다르마칼리지 학장을 역임하는 등 우리대학과 45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은 대학 구성원과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하며 ‘MSM(Morning 7 Meeting)’이라는 정기적인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을 구상했다. 주 2~3회 오전 7시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될 예정인 MSM은 대학 성원과 총장이 간단한 음식을 함께하는 식구(食口)가 돼 학내 구성원과 비정형적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용해 참신한 대학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통을 강조하는 만큼 윤 총장과 학내 언론사와의 관계도 깊다. 윤 총장은 2005년부터는 동국대학교 학보사 동대신문 주간 교수로 활동하며 대학 본부와 학생 기자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미디어센터 초대센터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에는 신문사와 방송국을 대학미디어센터로 통합함으로써 학내 기자들이 활발히 교류하며 공동 취재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동국대학원신문도 대학미디어센터 공동 취재 현장에서 제20대 윤재웅 신임 총장과 함께 더 좋은 동국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다.

   동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적 존재가 되겠습니다

   제가 81학번이니 우리대학과 함께한 지 벌써 4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총장이 된 소감은 기쁘면서도 ‘동국호’라는 큰 배를 훌륭히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대학은 보수적이어서 잘 변하기 힘든 조직입니다. 학내에는 많은 구성원이 있고 이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소중히 반영해야 하므로 급격한 방향 전환이 어렵습니다.

   대학은 국가의 경쟁력과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국가의 일정한 통제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총장이 대학발전에 뜻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근본적으로 국가의 통제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인 이상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한 번 잘못 결정한 정책은 4년 뒤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합니다. 꾸준한 사유와 신중한 정책 결정으로 우리대학의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겠습니다.

   저는 총장으로서 제 역할이 ‘동국의 미래를 잘 설계하는 과정적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117년의 역사와 종립대학으로서의 고유성을 지키는 동시에 추세를 인식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정책을 구상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임기 4년간 이 시기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서 대학 구성원들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우리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겠습니다.

   재정 확충으로 대학 발전 기반 마련

   재정 확충이 따르지 않고서는 대학 발전이 어렵습니다. 재정 확충 방법은 우리대학 서울 캠퍼스의 1년 예산 총액을 늘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등록금은 15년째 동결된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등록금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등록금 이외의 수익, 특히 연구비 확보로 대학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그중 국가 연구과제나 민간 위탁 연구 수주를 늘리는 방법으로 연구비를 확보하고 후속 연구 세대를 양성할 계획입니다.

   우리대학이 모 언론사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교육 환경 지수는 여전히 30위권입니다. 이는 연구 환경에 대한 투자, 특히 이공계 인프라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연구비를 많이 수주할 수 있는 연구 경쟁력이 높은 분야를 개발하기 위해 이공계 인프라 투자에 힘쓰겠습니다. 이외에도 유학생과 최고위 과정생 유치 확대로 정원외 입학생을 증원하고 국가 차원의 첨단 분야의 증원을 요청하며 발전기금을 모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정을 확보하겠습니다.

   3천 명 이상 입학 정원 확보로 절대 재정을 키우며 대형대학으로 발돋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대학 입학 정원은 2005년 이후로 큰 변동 없이 3천 명 미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경쟁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곳들의 입학 정원은 3천 명이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대학과 인수·합병 시 긍정적 효과가 나올 수 있는 대학을 M&A하는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내 종교는 불교와 동국대

   우리대학은 단순한 모교가 아니라 신앙 차원에서 아주 소중하고 고귀한 집단입니다. 동국대학교를 너무 사랑하니까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학교를 발전시키고, 모두가 자긍심을 갖게 할 방법을 고민하며 살아왔습니다. 동국의 역사를 긍정하는 바탕에서 ‘더 높은 마음, 더 좋은 동국, 더 나은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불교에서 생과 이생, 내세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인과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저는 동국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과정적 총장입니다. 임기 4년 안에 제가 뿌린 ‘가난한 노래의 씨’를 직접 거두지 못할 수도 있지만, 기초를 닦고 방향을 잘 설정한다면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꽃을 피울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존귀한 인간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고 깨달음을 이웃과 나누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을 교육하는 대학을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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