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이제는 생존 경쟁 시대

우리학교는 올해로 건학 100주년을 1년 여 앞두고 있다. 이에 본사에서는 명문사학으로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학교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크게 4개 분야로 구분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대안을 마련해보는 ‘동국을 종합 진단한다’ 장기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1. 학교 정책·행정분야
① 100주년 기념사업 점검
② 대외홍보
③ 조직 ④ 재정
2. 교육분야
3. 연구분야
4. 환경분야

“이제 대학 개혁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습니다” 지난달 23일 열린 동국발전방향 설명회에 참석한 홍기삼(국어국문학) 총장의 말이다. 홍기삼 총장은 이 날 자리에서 우리학교 개혁에 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동국 구성원의 참여와 협조를 강조했다. 이는 비단 우리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 실현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한국 대학사회에 불었던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이 올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를 필두로 각 대학들이 입학정원감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유사학과 통폐합에서부터 대학간 통합에 이르기까지 대학들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어떠한 연유로 급격한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일까. 우리나라 대학들은 그동안 경쟁의 무풍지대에서 지내왔다. 고학력 편향의 사회구조로 인해 별다른 노력없이 운영이 가능했다. 특히 60년대부터 추진된 산업화 정책은 고급두뇌에 대한 사회적 수요를 급격히 증대시켰고 여기에 자식교육에 대한 열정적인 부모들의 학구열도 한 몫 거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만이 가속화 됐을 뿐 질적 수준의 향상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한 정부가 그동안 추진했던 사학을 중심으로 한 무분별한 대학설립 허가와 입학정원 증대도 우리나라 대학교육 부실화의 한 원인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이 입학한다는 서울대학조차 세계100위권 대학에도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우리나라 대학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대학들이 구태의연한 운영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동안 시대상황은 변화했다. 최근 고교졸업생 숫자보다 대학입학정원 숫자가 많아졌다. 더 이상 대학은 선택받은 사람들만이 오는 곳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지방대를 비롯해 정원이 미달되는 학과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대학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고급인력 또한 양성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졸업 후 취업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많지만 정작 기업들은 채용할 인재가 없다고 한다.
사회가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국제화되면서 대학에 대한 국가의 요구나 사회의 기대는 달라지고 있으며 대학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도와의 상호의존관계도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대학의 이념도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대학은 교육체제 밖의 주변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속에서 미래사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교육체제를 구안해야 한다.
앞으로 대학은 연구·교수·사회봉사로 일컬어지는 대학의 세가지 이념을 시대변화에 따라 적절하고 조화롭게 추구해야 할 것이다. 활발한 연구와 교수(敎授) 그리고 봉사를 할 수 있는 대학의 틀을 새로 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또한 사회의 요구에 끌려다님으로써 응용학문의 바탕이 되는 순수학문을 도외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개혁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하고 위상과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대학의 미래는 암울하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대학도 지난달 대대적인 행정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변혁기에 들어섰다. 우리 신문은 기본적으로 우리대학의 개혁을 지지하며 앞으로 연재될 ‘동국을 종합 진단한다’ 장기기획을 통해 비판적인 지지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관련기사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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