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는 창간 55주년을 맞아 ‘대학 언론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현재 대학언론이 당면한 문제와 해결방안을 알아보고, 이에 학내 언론사들이 상생을 통해서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미래상을 모색해 보기 위한 특별대담을 마련했다. 이번 대담은 학내 각 언론사를 대표하는 편집장, 방송장이 바라보는 현재 대학언론의 위기에 대한 고민과, 일반 학생이 바라보고 제시하는 학내 대학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함께 이야기해보는 자리가 되었다.
편집자
△사회자=8, 90년대부터 시작된 대학 언론의 위기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대학 언론이 학생들의 외면을 받게 되면서 그 위상이 떨어지고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는데, 대학 언론의 진정한 정체성은 무엇이며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지를 짚어보자.

황주상(동대신문 편집장)=대학 언론이 많은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역할이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선도하는 것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학내 다양한 주체인 교수, 동문, 직원 역시도 대학 언론에 중요한 독자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주체들에게 발전적인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것이 대학언론의 역할이자 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 주체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성호(동국포스트 편집장)=무엇보다 대학 언론사의 중요한 목적은 학내 여론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이 대학 언론의 역할인 것이다. 하지만 8, 90년대에는 학생 운동 등에 대한 학생들의 사회적인 비판 의식을 대학 언론이 진보적인 목소리로 담아냈다면, 지금은 2000년대를 사는 대학생들의 관심사에 부흥하도록 여론을 주도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대학 언론의 경우는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학생들의 의식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그 정체성과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전병주(DUBS 방송장)=언론사 내부에서도 자신들의 언론에 대한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언론이 대중에 맞춰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주요 독자층인 학생들을 선도해야 하는데 이러한 역할이 많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기성 언론과는 차별된 대학 언론만의 진보적인 시각은 아무리 학생들이 신속한 정보를 요구하고 이에 대처해 나가야 하더라도 지켜나가야 할 위상이자 역할일 것이다.
강선화(국교3)=요즘 학생들은 학내에서 발간되고 있는 학내 언론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대학 언론은 언론사 내부에 정체성을 따지기 이전에 학생들의 무관심에 대해 돌아보아야 한다. 먼저 학생들이 느끼는 대학언론에 대한 인식은 흥미를 주지 못하며, 현실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하는 것에 더해 시대의 흐름을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을 선도하는 계몽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자=학업과 기자생활을 병행하는 학생 기자의 경우 과중된 업무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는 곧 기자 개인의 문제를 떠나 대학 언론의 전문성 저하, 나아가 위기와 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학생 기자 수급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노영현(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예전에는 학생들이 언론사의 일원이었다는 이유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대학 언론의 위상이 약화됨에 따라 요즘은 언론사의 일원이 돼도 그때 만큼의 자신감이나 경력을 기대하기는 힘든 현실이다.
이에 더해 학업과 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언론활동에 투자해야 하는데 학교측의 지원이 부족한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강선화=학교 측에 장학금 등의 지원을 확대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공감대가 먼저 확보돼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언론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 강화를 외친다면 이는 자칫 이기주의로 비춰질 위험도 있다.
한편, 이러한 언론사 내부의 기자 부족 문제 등을 통해 점차 대학 언론의 전문성이 지나치게 약화되고 있는 것 역시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황주상=현재 우리 신문의 경우 4명의 학생 기자가 일주일에 4, 5 꼭지의 기사를 담당하다 보니 개인적인 고충뿐만 아니라 신문의 전반적인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학기부터는 인력 보충을 위해서라도 객원기자 제도를 도입할 생각이지만 전문성 확보를 위한 최상의 방법은 될 수 없다고 본다. 수습기자들 양성을 통해 이들을 실력 갖춘 정기자로서 활동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김성호=기자 수급의 문제가 학교 측의 지원 부족 문제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대학 언론사 내부에서도 시스템을 변화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학생 기자들의 의식도 변화하고 취업이나 학점 등을 중시하는 시대인 만큼, 개인적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인 제도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노영현=수습기자들의 교육 방식 또한 고려 해 보아야 한다. 학내 언론사 출신의 선배 언론인 등을 통한 전문적인 교육과정이나, 언론사들의 연계 세미나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언론사가 먼저 변화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기자 수급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사회자=일부에서는 학내 언론사가 통폐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내 언론사들이 연합을 통해 상생을 해 갈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며, 현재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김성호=각자의 특성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 언론사들을 일률적으로 통합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현재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인터넷 부분에 있어서는 각 언론사들이 특징을 살려 함께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 한 예로 한양대의 경우 학내 각 언론사가 함께 웹진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따라서 신문사만의 신속한 정보력과 영자 신문사와 교지의 기획력, 방송국의 영상이 겸비된 통합 홈페이지가 운영된다면 학생들에게 더욱 영향력 있는 언론사의 목소리나 정보를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강선화=무엇보다 학내 언론사 홈페이지가 개선돼야 할 점은 학생들에게 인지 되고 있지 않으며 접근성 역시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경로를 통해 찾아서 들어간다고 해도 디자인이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은 구태의연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더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터넷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실시간 네트워킹 체제가 갖쳐줘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학생들에게 지면뿐만 아니라 인터넷 매체에 대한 관심과 흥미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노영현=언론사들이 힘을 모아서 통합된 홈페이지 체계를 구축한다고 해도 학생들에게 인식되지 못하면 이는 해결책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학교 홈페이지에 통합된 언론사 홈페이지를 배너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대해 학생들에게 전자우편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정보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언론사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병주=그에 앞서 현재 신문, 교지 등의 배부 시스템과 학내 방송 상황 등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현재 인쇄매체들의 경우 접근성이 쉬운 지점에 배포되고 있지 못하며 방송의 경우도 텔레비전이 학생회관에만 설치돼 많은 학생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학생들 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는 배포나 방송 시스템의 마련 역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사회자=짧은 시간이었지만 현재 학내 언론의 전반적인 문제와 대안까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이번 대담이 허울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현재 위기에 직면한 각 언론사들에게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마련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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