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문에서는 지령 1400호를 기념하고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건학 100주년을 맞아 동국한마음을 이끌어내기 위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학교와 학생회간 경직돼있던 관계 해소를 모색하고 앞으로 나가야 할 발전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교수, 직원, 단과대 학생회장 등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이 함께 논의해 보았다.
편집자
좌담회 참가자
구승회(윤리문화학) 교수
백승규 학생복지실 계장
최일우 직원노조교섭 부장
정형주(통계3) 이과대 학생회장
박혜영(컴공4) 정산대 학생회장
구본훈(국교4) 사범대 학생회장
송상철(사회3)


사회자 = 지난해 학교와 학생회의 관계에 대해 평가해 본다면.

백승규 = 그동안 학교와 학생회간의 대립각들은 상호간의 불신에서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중순 경에 학생 대표자 회의가 예정돼 있었고 처음으로 총장과 실무처장이 참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무산됐다. 이때를 기점으로 학생회와 학교간의 관계가 대단히 경색되고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되면서 불신이 싹튼 것으로 보인다.
정형주 = 학교와 학생회가 서로를 불신하게 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가 학생회의 대표성을 의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학생회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에 예를 들어 한 가지 사안을 학생회에 전달하면서 학생회가 그것을 학생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학생회도 학교에서 추진하는 일련의 사업들이 학생들을 위해 실시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백승규 = 학생이 있고 나서야 학교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대표로 이뤄진 학생회를 인정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정형주 = 올해 2005학년도에 새롭게 출범한 학생회장들의 입장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이 자리에 나왔는데, 기본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극단적인 사태는 방지하자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무의미한 대립보다는 공간문제와 같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

사회자 = 공간문제와 관련해 학교와 학생회간의 마찰이 생기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 서로 올바른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백승규 = 지금 우리학교가 도약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준 높은 교원확충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연구실도 확보해야 하고 급여도 개선돼야 한다. 다행히 이번 공간재배치 결과 그동안 2인 1실 연구실을 사용해 왔던 교수 40여분 정도가 개인연구실을 갖게 됐다.
강의실은 사용률이 80~90%이지만 학생공간, 특히 세미나실과 같은 경우는 공간사용이 독점화 되면서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공간문제에 대한 학생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공간사용을 독점화 해서는 안된다. 공간 재배치와 관련해서 절차적 민주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학생회는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대화할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본훈 = 총학생회에서 제기하는 학자투쟁요구안에서 항상 요구되는 부분이 교수 충원이다. 당연히 학생들도 교수 충원률 상승을 원한다. 학교에서 추진하는 모든 일들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절차상의 비민주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최일우 = 먼저 학생회가 바람직한 역할을 수행하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학생회를 말로만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행정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 학생회의 의견을 물어보아야 한다.
그러나 공간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의 학생회 스스로의 운영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학생회관에 있는 동아리실을 살펴보면, 공식동아리로 인정받은 동아리는 회원수가 1명이든 2명이든지 간에 자신들의 공간을 영구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반면, 신규동아리들은 회원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얻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만큼 학생들 내부에도 기득권과 같은 구시대적인 발상에 사로잡인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구승회 =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러한 문제점은 교수사회에서도 찾을 수 있다. 교수연구실이 부족하다고 원성이 높지만 정작 총장 연구실을 비롯한 19개의 연구실은 일년에 한 두 번씩의 이용이 있을 뿐이다. 또한 퇴임교수들이 연구실을 비워주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필요성도 있다.
백승규 =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무엇보다 공간문제에 관한 학생들의 인식이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직접적인 이익과 관련된, 우리 학과실, 세미나실이 없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궁극적으로 우리학교를 위하는 일이라면 이해하고 서로 양보할 수 있는 오픈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다.
박혜영 = 앞으로 바람직한 학교와 학생회의 관계를 위해서는 교직원들이나 일반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학생회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자세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 바람직한 학생회의 역할과 올 한해 활동 에 대해 논한다면.
최일우 = 학생회가 학교를 사랑하고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젊은 혈기로 한때 활동하는 것에 그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렇다보니 학생회의 투쟁 사안이 공간문제나 등록금 인상 반대와 같은 당면한 문제에만 머무는 것이 보통이다.
보다 거시적인 시야를 갖고 장기적 사업들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학교와 대화를 나눈다면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내후년 후배들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는가를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하고 지금 학생회는 지나치게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
송상철 = 학생회와 학생간의 신뢰가 많이 무너졌다. 시대는 변화하는데 학생회는 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학내 사안보다는 정치적 사안에 치중해 활동하는 모습은 학생과 학생회를 더욱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식대가 인상 되었을 때도 학생회는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에 더욱 열을 올렸던 것 같다.
구본훈 = 정치적 사안과 복지 사안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학생들이 학생회가 정치적인 사안에만 치중한다고 생각했다면, 그만큼 우리가 학생회의 활동을 널리 알리지 못한 잘못이 있다. 그러나 학생회가 투쟁하는 정치적인 사안들이 결코 학생들의 이해와 동떨어지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
백승규 = 일반학생과 학생회간의 괴리는 서로 솔직하지 못하고 피상적인 애기만을 나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간에 신랄한 비판이 필요하다. 학생회도 학생회이기 전에 일반학생이다. 따라서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생회가 이전에 비해 정치적 사안보다 복지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이 노력한다고 본다. 그럼에도 일반 학생들에게 외면 받는 것은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일우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학생회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일반학생들보다 더욱 도덕적이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 일어난 기아차 노조 채용비리 사건을 교훈삼아 대중을 대표하는 조직일수록 깨끗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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