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교수는 처음에 정년퇴임의 변으로 퇴임 인터뷰를 대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제자들에 관해서 질문을 던지자 말문을 열기 시작하더니 이내 목이 메어오는지 잠시 말을 멈췄다. 언뜻 보기에도 넘치는 그의 제자사랑, 그 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교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시절은.
= 86년 처음으로 동국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했을 때, 학생운동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88년도의 학생운동은 사회와 학원의 민주화를 강하게 주장했고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선생이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이 힘겨운 시대였다.
이러한 시기에 나 자신의 역할, 선생의 역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4·19의 마지막 세대였던 나에게 그러한 시대적 상황은 잃어버리고 살고 있던 것들을 기억하게 해주었다.

- 교수로 재직하면서 지켜온 교육철학은 무엇인지.
= 한번도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해 본적이 없다. 교육의 목표는 스스로 배움의 기쁨을 경험하게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선생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방식보다는 학생 스스로 공부하여 발표하고, 문제를 만들어 풀도록 요구해 왔다. 때문에 필기시험을 거의 실시하지 않았고, 모든 평가를 학생이 관심있는 문제를 선택하여 그에 대한 해답을 구두로 발표하도록 해 그것을 평가하는 개별 면접시험을 실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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