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일 때
더욱 따뜻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봉사를
나보다 약한 자를 돕는 것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우리의 아주 작은 관심이 큰 ‘사랑’이랍니다.
동국 구성원들이 하나가 돼 만난
아이들의 모습이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웠나 봅니다.
편집자

한 겨울의 끝자락을 아쉬워라도 하듯 유난히 하얀 눈이 내리던 지난 22일, 그 이름만큼이나 사랑으로 가득한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한사랑 마을’을 찾았다. 중증장애아 200여명이 모여 교육, 치료, 생활 등을 하고 있는 이 곳 한사랑 마을에 동국 구성원들이 발걸음을 한 것은 올해로 벌써 7년째. 하지만 그날의 방문이 특히 더 의미 있었던 것은 교수, 직원, 학생 등 동국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으로 따뜻한 ‘나눔’을 위해 모였다는 점이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목적지로 가는 길, 봉사 체험을 위해 모인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중증 장애아를 처음 만난다는 생각에 약간의 흥분과 두려움으로 표정이 상기돼 있었다. 하지만 도착 후 만난 해맑은 아이들의 표정에서 모든 참가자들의 표정도 함께 밝아지며 이곳저곳에서 눈길과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말도 붙여 보고 안아도 본다. 그곳에서 함께 봉사를 시작한 그 시간부터 교수, 학생, 직원으로서 각자 신분이나 직책 등은 모두 내려 놓은 듯했다.
한사랑 마을에는 장애아들의 교육, 치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함께 이뤄지고 있어 5평 남짓한 작은 생활 방에서 5~6명의 장애아와 이들을 돌보는 생활복지사가 함께 생활 하고 있다. 처음 봉사를 위해 각 방에 들어간 학생들 중에는 혹시 자신의 손길이 아이들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중증장애아 복지시설에는 처음 봉사활동을 나왔다는 한 학생은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르겠어요. 혹시나 제 도움이 아이를 더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 까요”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복지사를 쳐다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눈을 맞추고 환한 미소를 지어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어느새 친구가 돼 간식도 먹여주고 휠체어도 밀어준다.
“선영아, 밖에 눈 왔는데 남자친구랑 같이 밖에 나가서 데이트 할까” 한 생활 복지사는 안에서 누워서만 지내는 아이가 안타까워서인지 학생에게 휠체어를 내어 주며 옆방에 있는 선영이의 남자친구 아이와 함께 눈 구경을 시켜 달라고 부탁한다. 비록 의사표현은 잘 못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은 모두 알아듣는다는 선영이는 복지사의 말을 듣고 이내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아이를 휠체어에 태우고 출입구로 향하는 길. 이미 많은 봉사 참여자들이 항상 방에 누워만 있어 답답해 할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바깥세상을 구경시켜 주는 데 여념이 없다. 실제로 이처럼 외출에 많은 제약이 있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학교 참사람 봉사단에서는 매 학기 400여명의 학생들이 한사랑 마을을 찾아 아이들과 놀이공원 등에 함께가는 나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조금희 생활복지사는 “전체 아이들이 한번 이동을 하려면 많은 손길과 비용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대체적으로 장애가 적은 아이들을 위주로 외출을 나가고 있는데 동국대의 나들이 봉사로 전체 아이들이 외출을 하면 참 많이 좋아해요” 라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돌아갈 시간이 됐다는 방송이 흘러나오자 참여자들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함께 묻어난다. 작은 손길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찾아왔던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잠깐 들렀다는 것으로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앞으로 다시 찾아와 더 많이 놀아주겠다며 아이들과 약속을 하며 인사를 나눈다.
우리들에게는 아주 작은 관심이지만 힘든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큰 사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슴깊이 새기며 참여자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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