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군복무를 한 학생과 군 입대 예정인 예비 일병들의 군대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다를까. 지난 6일 우리 신문 기획부에서는 군필자와 미필자들의 군대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실제 군 생활에서부터 군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내용의 토론이 진행됐다.

△사회자=군대가기 전에는 어떤 생각이 드는가.
김상진(경영4)=나의 경우 군대에 가기 전에 참 막막했다. 군대에 다녀온 선배들의 과장된 이야기에 일단 두려움부터 가졌다.
강동균(사과대1)=신체검사 통보가 나오자 군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가기 싫은 생각이 간절했다. 신체검사 후 4급 판정을 받고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정말 기뻤다. 한편으로는 또 남자로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윤기(수학2)=이번 겨울에 영장이 나올 예정이다. 군대 가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 휴학을 한 상태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은 휴학하지 말라고 권유했지만, 군 제대 후 복학해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생각으로 휴학을 결심했다.
김태훈(신방4)=군대 가기 전에 다른 특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은 들지 않았다. 그냥 시기가 되면 빨리 가야겠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자대에 배치되고, 훈련소를 향해서 갈 때에는 ‘누가 탈영했다더라’, ‘기차에서 내리면 바로 훈련시작이라더라’ 등 별의별 이야기들을 다 듣고 겁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사회자=실제 군 생활은 어떤가.
김상진=군 생활을 시작하는 초반 시기가 가장 힘들다. 의정부 훈련소에 처음 들어갔을 때 창문 밖으로 멀리 보이는 달과 아파트 풍경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들에 잠이 안 왔다. 특히 훈련소 벽 곳곳에 써있는 ‘나 왔다간다, ○○야 사랑해’와 같은 낙서들을 보며 가슴이 찡해지곤 했다. 처음에는 밥맛도 없었다. 군 시절 기억나는 에피소드 중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김대중 대통령이 군대를 방문하던 날, 활기차게 뛰어노는 군인들의 모습을 연출하고자 운동장에서 3시간 반 동안 축구만 했던 기억이 있다.
김태훈=군대가서 도배, 페인트칠, 테니스장 청소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것 같다. 더운 여름날 하는 작업 활동은 특히나 힘이 든다. 때문에 군복무를 마치면 체력이 상당히 저하된다. 하지만 이러한 일을 통해 참는 법을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선임병들로부터 지적을 받아가면서 안 좋은 습관들을 고쳐 나갈 수 있었다.
강동균=‘군대가면 사람 돼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군대에 가면 정신력이 향상되고 인내심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장기간 육체적 훈련만 받으니 머리가 텅 비어버릴 것 같은 우려도 든다.

△사회자=우리나라 군대가 만들어내는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면.
김상진=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군인에 대한 복리후생이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군 복무 중이었던 2002년 월드컵과 서해교전이 동시에 일어났다. 그 때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상병은 3천만원의 보상금을 받은 반면, 골을 넣은 축구선수들에게 1억 5천만원의 포상금이 내려진 모습을 보고 허탈감을 느꼈었다. 게다가 군과 관련해 터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본질을 모르고, 그때그때 덮어가려는 식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군인들이 군 생활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국가에서 정신적 동기유발을 해줘야 한다고 본다.
김태훈=군대에서 의사소통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산다면 힘든 군 생활을 경험할 것인데 요즘 어린 후배들일 수록 그런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따라서 표면상의 제도개혁 이외에도 부대 내 구성원들끼리 뭉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사회 곳곳에 군사문화가 배어있는 것도 문제이다.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남성중심 사회라서 그런 것 같다. 결과의 질을 떠나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무작정 밀고 나가야는 문화가 팽배했다. 효율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한편, 이러한 측면에서 군대 내 인권문제 역시 개선돼야 할 과제이다.
이윤기=요즘 여자들도 군대에 가야한다는 주제에 대해 말이 많은데, 그 문제는 국가차원에서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가고 싶어 하는 여성들만 지원해서 갈 수 있는 모집제도가 현명하다고 본다.
강동균=통일 이후에는 직업군인 제도인 모병제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보았다.
김상진=모병제로는 지금의 군사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통일 후에도 징병제를 통해 주변 국가들과 비슷한 군사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대신 군복무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사회자=군대, 진심으로 다녀올 가치가 있다고 보는가. 입대를 앞두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씩 한다면.
김태훈=군대는 인생에서 딱 한번만 다녀올 가치가 있다. 그 이상은 아니다. 군대가서 좋은 것만 찾고 긍정적인 면만 보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하면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으며 느끼는 것도 많을 것이다.
김상진=평소 생활이랑 많이 다르다.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한다. 군대 내에서 때에 따라 달라지는 계급단계를 경험하면서, 단체생활의 소중함과 타인에 대한 배려심 등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윤기=정말 자신이 하기 나름인 것 같다.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배울 것이다. 군대를 다녀오면서 어른이 돼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군대에서 보낼 2년의 시간을 통해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겠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