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가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선거를 앞두고 최근 언론에서는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기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 성추문,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에 이은 해임, 서울 시장의 황제 테니스 문제, 그리고 최근 김재록 로비 의혹에 따른 글로비스의 비자금 사건에 이르기까지.
각 신문의 일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러한 일련의 기사들과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개연성을 물론 섣불리 단정할 순 없다. 그러나 적어도 민선 4기인 5·31 지방선거가 앞둔 상황에서 여당과 야당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넘쳐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위와 같은 기사들의 사실 여부에 대한 문제는 접어두고, 중요한 점은 왜 지금 시기에 이러한 정치적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각각의 신문사는 이러한 문제를 계속 1면 헤드라인으로 보도하고 있는 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요점부터 말하자면 매번 주요 선거 기간마다 이러한 정치 폭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문은 시기마다 그런 기사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서 신문 1면에 대대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 과연 의원 성추문, 총리의 골프 등의 이야기가 현 시점에서 얼마만큼의 중요성을 갖는 것일까.
이치와 논리를 따져보자면 지방 선거를 목적에 앞둔 지금 시점에 필요한 신문보도 내용은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선거에 대한 올바른 투표권 행사를 위해 질적인 성숙이 이루어진 정보제공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러한 기사가 신문지상에 보도되고는 있지만, 앞서 언급한 정치권의 폭로성 기사와 주객전도 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정작 중요한 정보는 뒤로 밀려나고, 정치권 폭로성 기사 내용이 신문 1면을 장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필자 개인만의 생각일까.
정보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재생산 되는 현대 사회에서 공중(公衆)은 옥석을 가린 질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직까지 옥석을 가려 정제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단연 대중매체일 수밖에 없다. 또한 공중(公衆)은 더 이상 무지한 대중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실을 넘어선 진실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기사 내용들 이면에 있는 진실에 대한 언급은 찾을 수 없고, 단순히 특정 당을 비방하는 식의 기사만 지속적으로 보도된다면,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장(醬)’은 오래될수록 곰팡이로 인해 겉모습이 흉하지만 그 속에 깊은 맛을 간직한다. 장의 깊은 맛을 모르는 이들은 흉한 겉모습만 보고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흠집내기, 정치권 비방 일색인 오늘날 언론의 보도 형태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장의 깊은 맛을 느끼기 위해 지금 신문들에게는 ‘곰팡이’를 걷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진 혁 진
사과대 신방4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