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악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MP3를 이용하며 음악을 듣고, 모바일 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통화를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공강시간을 이용하여 컴퓨터실에서 ‘싸이질’을 하거나 네이트온 채팅을 하기도 한다. 가끔은 벤치에 앉아 PSP로 게임을 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정말 몇 년 사이에 디지털 문화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는, 이런 디지털디바이스를 이용하여 다른 이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심취하고는 한다.
기술은 우리가 평소에 자주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 쉽게 안부를 물어 관계를 지속시켜주고, 물리적인 제한을 극복하게 해주었다. 또한 스스로 오락을 즐기고 느끼도록 도와주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면 어딘가 비어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술로 모두 전달하고 채울 수 없는 그것. 바로 인간미이다.
우리는 싸이 월드에서 일촌 홈피를 방문하여 상대의 근황을 살피며 글을 남기기도 하고 안부를 물을 겸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을 통해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물론 디지털시대에 사는 모든 사람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생활이 습관처럼 몸에 배고 있다. 빠르고 바쁜 일상 속에서 좀 더 효율적이고 쉬운 방법으로 인간관계를 이어나가고, 휴식을 취하는 것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본래의 인간미를 간직하면서 내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보자. 그리고 피상적 연락만 취하지 말고 직접 만나 마음을 나누어 보자. 사람과 기술이 사는 세상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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