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는 식목철이 찾아 왔다. 올해는 광복 60주년으로 여느 해와는 사뭇 의미가 다르다. 그럼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할까? 우리의 산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나무는 어떨까.
소나무는 은근과 끈기를 대표하는 우리민족의 얼이 담겨 있으며 척박한 환경에서 가장 잘 견디면서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귀중한 민족적 보배 자원인 소나무가 에이즈라고 하는 재선충병에 감염되어 한반도에서 소나무가 멸종위기에 처할 심각한 지경에 와 있다.
이 병은 최근 들어 점점 확산 일로에 있어 피해면적이 올해의 경우 작년보다 50% 이상 증가하여 여의도 면적의 16.5배에 달해 소나무 70여만 그루가 이미 고사한 상태이다. 이와 같은 추세로 확산될 경우 앞으로 수십년 안에 우리나라에서 소나무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재선충병은 따뜻한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머무르다가 최근 몇 년 동안 백두대간을 따라 북상하고 있어 소나무 살리기 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 대만의 경우 우리보다 먼저 재선충병이 발견되어 현재 소나무가 절멸된 상태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질병의 발생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가 주범이며, 이로 인해 생태계가 변화되어 과거에 없던 질병이 출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민족은 옛날부터 조상대대로 소나무와 함께 생활을 해 왔다. 태어날 때 새끼줄에 소나무 가지를 걸고,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솔가지 불을 때고, 도구를 만들어 쓰면서 죽을 때 소나무 관속에서 솔밭에 묻히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친근한 나무가 소나무이다.
또한 소나무는 우리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지조와 품격을 상징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우리민족의 정기가 살아 숨쉬는 나무이다. 울창한 낙락장송(落落長松) 소나무 숲에 감싸여 있는 우리의 전통 소나무로 만든 사찰들, 숲과 가장 친근한 종교 또한 불교이다.
올해 식목일은 광복 60주년을 기념해서 우리 고유의 소나무를 살리는 해로 정하여 소나무를 온 국토에 심어 민족 정기를 새롭게 가다듬는 해로 발전되었으면 한다.
불교계가 중심이 되어 소나무 심기, 소나무 살리기 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무를 심는 것은 꿈을 심고 미래를 심는 불교의 근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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