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이 유행하기 쉬운 추운 계절이 왔으며, 북쪽으로부터 겨울철새가 국내로 이동하면서 조류독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조류독감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이 위축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조류독감의 전파 경로는 우선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사람이 쉽게 접촉할 수 있는 동물은 아마도 개와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과 소 돼지 닭 어류 등의 산업동물일 것이다. 애완동물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직접 감염된 예가 거의 없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 산업동물도 축산농가 등 직접 사육하는 사람들 외에는 일반인이 접촉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우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축산농가는 자신이 기르는 가축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항상 뒤따른다. 자신의 농장을 야생 조류로부터 격리시켜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2003년 국내에서 조류독감 이 발생했을 때 농림부 방역 당국이 감염된 닭과 오리를 신속하게 도살 처분한 것은 국내 축산업을 보호한 측면도 있지만 더 나아 가 오염원과 사람과의 접촉을 불가능케 한 데 더욱 큰 의의가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이와 같은 초기 방역에 실패함으로써 현재까지도 발생하고 있고 사람에게도 전파된 것이다.
다음으로, 식품을 통한 접촉이다. 그동안 닭고기 등은 끓여서 먹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홍보가 됐지만 현실적으로 강조돼야 할 점은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과 계란은 시중에 유통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국가의 강력한 단속보다는 실제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조류독감에 감염되면 닭들은 알을 전혀 낳지 않고 거의 대부분 24시간 내에 폐사하기 때문에 닭 도축장에서 도축될 수 없을 뿐더러 시중에 상품으로 유통될 수가 없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축산식품은 안심하고 먹어도 문제가 없다.
마지막으로, 이미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작지만 가장 우려가 되는 감염경로이다. 특히, 감염국으로부터 직접 유입된다면 모든 단계를 뛰어넘어 사람 간 직접 전파가 되어 폭발적인 발병과 함께 대유행이 시작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조류독감 발생국을 예의주시하고 가능한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신속한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방역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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