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태 또는 생태학이라고 하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생태학이라고 하는 단어가 이렇게 널리 사용된 것은 불과 10년 안팎의 일이다. 필자가 생태학을 공부하던 1980년대 중반에는 전공을 생태학이라고 소개하면 우스갯 소리로 생태와 동태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물을 정도로 생태학은 일반인들에게 낯선 학문이었다.
생태학이라는 용어는 1869년 독일의 과학자 헤겔이 최초로 사용했다. 그는 생태학이라는 용어로 ‘ecology’를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그리스어로 ‘집’이라는 의미인 ‘oikos’와 학문이라는 의미인 ‘logos’의 합성어이다. 단순히 단어적인 의미만을 고려하면 ecology란 집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오해받기 쉽다. 헤겔이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생태라는 의미와는 동떨어지게 집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의미로 ecology를 사용한 것은 단순히 생물만을 국한하여 연구하지 않고, 생물과 그 집의 역할을 하는 주변 환경을 함께 연구한다는 의미를 이 용어에 담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듣고 나서도 ecology라고 하는 서구의 용어보다는 우리가 사용하는 생태(生態)라고 하는 용어가 생물이 전제된 생태학의 의미에는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태학자인 이도원 교수는 생태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문헌을 찾아보았는데, 동양에서 의미하는 생태라는 의미는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냄’, ‘생동적인 모습’, ‘생물의 생리특성과 어우러진 생활습성’이라고 정의한 중국문헌을 발견하고, 생태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생물과 그 주변 환경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아름다움과 생동적인 것과 같은 미감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들이 사용하는 생태라는 단어에는 서구인들이 생각하는 기계적인 생태의 개념을 넘어서는 깊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유진 오덤의 ‘생태학’은 생태학 분야의 유명한 교과서이다. 이 책은 앞에서 살펴본 생태에 대한 동양적인 깊은 의미는 없지만 생태학의 지평을 학문적으로는 사회학 분야, 공간적 범위로는 지구 차원까지 확장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유진 오덤의 동생 역시 유명한 생태학자이며, 아버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지역주의(regionalism)를 주창한 사회학 교수였다. 이 형제들은 부친의 영향을 받아 사회학과 생태학을 연결하는 주제에 관한 많은 글들을 남겼는데, 이들이 저술한 생태학 관련 책들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생태학도들에게는 필수적인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생태학’은 1995년 이도원 교수에 의해 국내 최초로 번역되어 소개된 책이다. 생태학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교양서로 읽을 수 있도록 비교적 편안하게 생태학에서 연구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소개하고 있다.
유진 오덤은 생태학과 여러 분야의 학문들이 연계되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학문들이 탄생할 것을 예고한 바 있는데, 실제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는 환경경제학, 환경윤리학, 불교생태학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의 학문들이 생태학과 접목되어 여러 가지 학문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이 가장 큰 화두가 된 오늘날, 환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태학적인 해답을 유진 오덤은 ‘생태학’에서 자세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 환경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도록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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