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중선위 자율성 보장 필요 … 중선위 전문성 강화돼야

내용38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기호 1번 정성전·우영진 조가 당선됐다. 지난 1년반 동안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됨에 따라 이번 선거에 대한 학내구성원들의 관심은 무척 높았다. 그러나 이번 38대 총학생회 선거는 구성원들의 기대만큼 훌륭하게 치러지지 못했다. 이에 우리 신문에서는 이번 총학생회 선거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는 선거평가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제38대 총학생회 선거가 기호 1번 정성전·우영진 조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경선으로 치러진 선거인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열띤 선거운동이 진행됐다.

하지만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학교홈페이지 나의 주장 게시판은 각 후보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글로 도배되고, 선거운동기간 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위)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일어나는 등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선거에서는 중선위의 경험 부족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먼저 선거 벽보 규격화와 같은 기초적인 제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두 후보의 벽보가 각기 다른 규격으로 제작돼 선거운동에 이용됐다.

중선위는 투표 전에 유효 표로 인정할 수 있는 지정 도장에 대한 규정을 정확하게 정해놓지 않아 개표 직전에 지정 도장의 조건을 다시 발표하는 등의 미숙함을 보이기도 했다.

공식적인 선거 관련 행사 준비와 홍보도 미흡했다. 선거 유세기간 중 공동 정책토론회(15일)와 합동유세(16일)가 열렸으나, 정책토론회 사회자를 토론회 바로 전날 섭외 하는 등 준비가 부족했다. 또한 학생들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정책토론회와 합동유세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선거에 관심 있는 학생들도 참여하지 못한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이슈는 학교의 선거개입 의혹 이었다. 지난 21일 중선위는 ‘학교는 선거개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그와 함께 중선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사회과학대 5개 학과 학생회장들이 이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학교 측에 선거에 개입한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중선위의 성명서 발표에 대해 학생처장은 ‘지금 중선위가 공정한 선거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는 이를 묵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중선위의 공정성에 대한 학교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파문은 중선위 내부의 분란으로 이어졌다. 22일에 최우영(식품2), 윤도경(화학1) 전 중선위위원이 중선위에 사퇴서를 내고 중선위의 공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교내에 부착했다.

중선위 위원직 사퇴에 관해 윤도경 전 중선위 위원은 “기호 1번 리플렛과 관련한 중선위의 결정은 공정성을 잃은 기호 2번 측에 우호적인 판단이었다”며 “중선위 위원으로서 공정하게 활동을 하기가 어려워 사퇴한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권경훈 중선위 부위원장(선학4·위원장 권한 대행)은 “리플렛 철회는 기호 1번 측도 동의했고, 당시 리플렛 철회에 관해 논의할 때 사퇴의사를 밝힌 전 중선위 위원이 있었지만 반대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4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중선위는 중립적 입장을 지키고 있으며 선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대표기구의 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행사이다. 중선위는 선거전부터 철저한 준비와 논의를 거쳐 선거를 준비하고, 학내 구성원들도 성숙한 선거의식을 가져 선거가 건전한 선거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학교 또한 학생자치기구를 선도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자율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것이 공정하고 올바른 학생회 선거를 치르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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