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신문 사설

촛불시위가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시민들은 종로를 비롯해 전국을 촛불로 지새웠다. 혹자는 배후세력을 논하고 경제적 손실을 얘기한다. 그러나 촛불시위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고 또 배웠나.

보수언론은 촛불시위 1년을 평가하며 일부의 과격한 시위와 경제적 손실만을 얘기한다. 보수 진영은 촛불이 한국 사회를 혼란에 봉착하게 했고 종로 일대의 교통마비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수조원에 이른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보수언론들은 지난해 4월29일 방영된 MBC 광우병 편이 사실을 왜곡 날조함으로써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어 촛불집회를 초래했다며 선동 혐의를 씌우고 있다.

그러나 촛불시위의 모습이 과연 그것 만이었을까. 촛불시위는 토론장이었고, 이름 모를 가수의 공연장이었고 또 하나의 교실이기도 했다. 고등학생들은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민주주의를 배웠고, 저마다 생업에 종사하던 이들은 다시금 ‘연대’를 되세겼다. 촛불시위에는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었고 그 못지않은 웃음이 있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문화를 창달하기도 했다. 촛불을 든 이들만큼  온라인을 통해 시위를 지켜보고 참여하던 이들도 있었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사이버 시위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촛불시위를 통해 활성화된 블로그는 1인 미디어로 탄생해 새로운 콘텐츠의 바다를 이뤘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각 대학 깃발을 선두로 삼삼오오 모인 대학생들은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외쳤다. 2008년 6월 10일, 광화문 사거리는 50만 명 이상의 촛불이 모였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촛불은 사그라졌고 정부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대학생들에게 등록금부담은 여전하고 경제위기 속 취업 부담은 대졸자의 몫이다.

정부는 자율화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 대학의 편의만을 제공했다. 경제위기의 부담은 함께 지어야할 숙제임에도 말이다.

그리고 언론장악,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이미 촛불시위에서 우려됐던 일들은 현실이 되고 있다. 대학생, 그리고 촛불이 살아 숨 쉬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자의 삶과 목표가 중요한 만큼 함께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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