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신문 이신혜 기자

동대신문 이신혜 기자
“2007년도 학제개편과 입학조정안 반대 투쟁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다시 학생들이 모였지만, 학교 측의 폐과 통보 후 최대의 침체기를 맞고 있다”

독어문화학과의 학생회장 장민환(독문4) 군은 독어문화학과의 암울한 분위기를 토로했다. 

지난 3월 6일 학교 측은 ‘2010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 독어문화학과의 입학정원은 학교 차원에서 검토하여 조정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문과대에 전달했다.

지난해 학과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학정원 관리시스템이 처음으로 가동돼 학과별 순위가 발표되고, 하위 15% 평가를 받은 학과들 중 독어문화학(이하 독문과) 전공이 처음으로 사실상 폐과 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에 대해 문과대 교수회측은 지난 3월 25일 학교의 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교당국은 2007년 학과편제 및 정원조정안을 추진해 독문과의 인원을 감축시킨 바 있다.

이후 2008년 정원대비 재학율, 취업 및 진학률, 입학 성적 등 평가 지표에 근거해 인원을 감축해 나가겠다는 ‘입학정원관리시스템’을 발표해 지속적으로 하위 평가를 받은 학과에 대한 정원 감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학교의 정책은 ‘사회적 수요가 적은 비인기 학과를 계속 유지하게 되면 기회비용의 지출이 많아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독문과 학생들은 “문제의 원인을 학과 구성원들에게만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또 인문학을 홀대하는 학교측에 서운함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독문과에 입학해 학교를 다니다 다른 과로 전과하는 학생들도 급증했다. 실제 입학정원조정안이 발표된 후 전과한 학생은 모두 22명으로 예년의 수치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학과 운영이 불투명해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물론 학교당국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학과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적은 재학생 수를 가진 학과를 언제까지나 유지할 수는 없다.

경영적인 차원에서 볼 때 그것은 정원이 많은 학과의 자원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재정적인 문제로, 경영적인 이유로 순수학문이 설자리를 잃는 일은 매우 아프고 슬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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