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내노라하는 대학이 밀집해 있는 유럽과 미국 등의 대학들은 어떠한 주변 환경을 갖추고 있을까.
미국의 경우에는 많은 대학들이 도시 외곽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애초 개발부터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 많기 때문에 캠퍼스가 무척 넓고, 그 주변은 대학과 학생들의 생활을 위주로 형성돼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 도시 산타바바라(Santa Barbara)는 이 곳에 위치한 대학들이 많아 주택가도 대학생들이 생활하기에 편리하도록 마련돼 있다.
UC얼바인(Irvine) 대학에서 유학을 한 우리학교 천경희(정치외교학) 교수는 “대형 수퍼마켓, 책방, 극장, 가볍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pub), 식당가, 상점 등 학생들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대부분 갖춰져 있다”, “계획도시이다 보니 조경 및 구획정리가 매우 잘 돼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 주변이 모두 대학 중심의 생활권이므로 시험기간에는 식당도 24시간 운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방학기간이면 주택들이 텅 비는 현상도 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의 펜실베니아 대학이나 뉴저지에 위치한 프린스턴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은 시내와 동떨어져 있다 보니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점들의 성격이 유흥적이기보다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상점들이 들어서는 것이다.
반면 뉴욕과 같은 거대 도시에 자리한 콜롬비아 대학이나 맨하탄에 위치한 뉴욕대학의 주변환경은 대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들이 특별하게 없는 등 일반적인 대도시의 대학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큰 사립대학들은 대학자체적으로 주변환경을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김홍일(건축공학) 교수는 “대학이 캠퍼스와 인접한 건물이나 시설에 투자를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유용한 시설이 들어오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좁은 국가 면적을 가진 유럽의 대학은 미국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프랑스의 낭시(Nancy)에서 유학한 유정주(법92졸) 동문은 “프랑스 사람들은 인식부터 대학 내외에 상점 등 편의시설이 입주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 편이다”라며 “대학 문을 나서면 그 주변은 공공건물 등이 위치해 조용한데, 그 블록을 지나가면 상점이나 쇼핑가, 펍 등이 위치해 일반 시내와 다름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과도한 술 문화는 보기 힘들며, 카페테리아나 펍에서 가볍게 즐기는 정도”라고 설명한다.
한편 영국의 옥스퍼드는 ‘마을 전체가 대학’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대학건물이 넓게 펼쳐져 있다.
또한 100년이 한참 넘은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돼 학구적인 분위기 또한 살아있다.
이렇듯 해외 대학들은 각각의 역사·지리·환경적 특성을 토대로 대학 주변도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공부하는’ 학생 위주로 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학가들도 이제는 학문과 연구가 중심이 되는 대학 분위기를 창출하도록 주변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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