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짝짝 짝 짝짝”
우레와 같은 함성소리와 대형 한반도기가 관객석을 넘실거린다. 남북 대표단이 푸른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관중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한마음, 한 뜻으로 통일을 외친다. 지난 달 14일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축구대회를 시작으로,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대국민 ‘8.15민족통일대축전’이 개막됐다.
성화가 점화되고 아리랑 반주에 맞춰 한반도기가 게양된다. “펑펑” 소리를 내며 터지는 폭죽과 함께 경기장 천장에 ‘통일은 됐어!’라는 글귀가 펼쳐진다. 이어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어린이들의 시낭독과 함께 ‘고향의 봄’을 부르는 시간.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북쪽 동포들과 공유할만한 문화와 사연이 있다는 사실 하나로 그들과 우리는 다르지 않음을 실감한다.
축구 경기가 시작되자 관중들은 ‘통일조국’을 외치며 양 팀을 응원한다. 하지만 남측 선수의 연속 골로 3:0의 점수 차가 나자, 관중들은 일제히 북측선수단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언젠간 남북이 자유로이 함께 축구를 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다음날, 1만 2천명의 시민과 대학생들은 ‘평화통일’을 위해 다시 뭉쳤다. 한낮의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도 우리의 열정만큼은 아니었다. 참가자들은 “우리민족끼리 통일해요”, “6.15공동선언 이행해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로거리를 행진했다.
인도에 서서 통일의 염원을 담은 한반도기를 들고 응원하는 시민들을 보며 통일에 한 발짝 다가감을 느낀다.
행사에 참여한 김윤권(야간정통4) 군은 “남북해외 대표단, 여러 시민단체, 대학생들이 모여 이처럼 대규모적인 행사를 진행한 일은 처음인 것 같다”며 “통일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는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 날 북한대표단과의 또 다른 만남, 815 남북해외청년학생연대모임이 개최됐다. ‘하나가 되어요’ ‘경의선타고’ 등을 부르며 어깨동무를 하고 율동을 함께 하는 2천여명의 남북대학생들을 보며, 60년간 굳게 닫혀왔던 마음이 하나 됨을 알 수 있다.
행사에 참여한 북측의 한 여학생은 “오늘의 정열, 기세라면 통일은 가까운 앞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통일의 첫 세대가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한민족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번 대국민적인 통일 행사를 통해 마음속으로만 그려왔던 통일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통일이 되는 그 날까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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