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석(연극영화 89졸)

부천무형문화재엑스포        총감독
전통문화의 향연으로 부천을 뜨겁게 달구었던 부천세계무형문화엑스포가 지난달 30일 수많은 화제와 기록을 남기고 21일간의 행사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부천시의 적극적인 의지와 시민들의 호응 속에 프리엑스포(pre-EXPO)형식으로 개최된 올해 행사는 26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다. 처음 총감독직을 의뢰 받았을 때 의아했던 것은 “왜 부천에서 무형문화엑스포를 하지?” 였다. 영화프로듀서를 하면서 부천영화제에 몇 번 가본 적 외에는 그저 어린 시절 복숭아과수원에 놀러 갔던 추억. 회색의 경공업도시로밖에 기억에 없던 곳이었다.

하지만 부천은 더 이상 그저 그런 소규모 위성도시가 아니다.부천은 수도권 서부 경인지방의 허브도시로서 짧은 세월동안에 급속한 발전과 성장을 이룬 현대적 계획도시로 그동안의 꾸준한 문화정책의 수립과 실천을 통하여 세계판타스틱영화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발, 부천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등 이미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중 일반에 명실 공히 ‘문화도시’라는 아이콘으로 각인되어 있었고 그동안에 얻은 이 소중한 도시브랜드는 바로 ‘무형문화유산의 현대적 계승과 발전’이라는 명제 속에서 그 정점을 이루고 있었다.

변변한 문화유산 하나 없던 스페인의 쇠락한 공업도시 빌바오는 미국의 ‘구겐하임 미술관’ 단 하나의 아이템을 유치해 세계적 관광명소로 변신하였고, 브라질의 쿠리치바 시는 만성적인 교통난과 환경문제로 몸살을 앓던 산업도시였지만 계획적 도시 개선 사업의 실현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 환경 도시로 탈바꿈하게 됐다. 단순한 문화정책 하나가 그 도시전체의 이미지를 바꿔버린 것이다. 다시말해 문화의 힘인 것이다.

우리는 행사기간 내내 선현들의 손끝에서 이루어진 명작의 감동을 체험하였고 한편으로는 고독과 생활고에 방치되고 있는 문화재 선생님들의 이면도 봤다. 부천에서 시작한 세계무형문화엑스포는 앞으로 문화유산의 복원, 산업과의 연계, 문화제도 개선, 해외 문화교류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그 동안 부천시가 어렵게 구축한 문화도시라는 소중한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이 일들을 해 냈을 때 후대에 깊은 흔적으로 남아 또 하나의 전통유산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끝으로 “한국의 지역축제”책과 함께 아이디어를 선물해 주셨던 김흥우 교수님과 학술회의 기조연설을 흔쾌히 맡아 주셨던 임돈희 교수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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