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 본 ‘2008 미당문학제’

 
 
우리대학 문학계의 거목 미당 서정주 선생을 기리기 위한 ‘미당문학제’는 매년 시행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북 고창군 미당 시문학관에서 2008 미당문학제가 열린다. 오는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본 행사는 미당시문학관과 우리대학이 주최하고, 중앙일보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의 후원으로 개최된다. 이에 미리 가 본 ‘2008 미당문학제’를 기획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 사진은 미당 서정주의 생가 앞마당에 국화꽃이 핀 모습

재미삼아 퀴즈를 하나 풀어보자. 밝고 둥근 것이 높이 달려 있으니 천덕(天德)이 그 하나, 땅을 닮아 노란색을 띄니 지덕(地德)이 그 둘, 일찍 심었는데도 늦게 피어나니 군자(君子)의 덕이 그 셋, 서리를 이기고도 꽃을 피우니 지조(志操)의 덕 넷, 술잔에 꽃잎을 띄워 마시니 풍류(風流)의 덕 다섯. 과연 이 다섯 가지의 덕으로써 예찬 받아온 꽃은 무엇일까.
탱글탱글하게, 소담스럽게, 보다 향기롭게 가을을 수놓는 국화가 바로 그것이다. 넉넉한 흥취를 불러일으키는 국화 밭 고창에서 열릴 ‘미당문학제’를 통해 생생한 문학의 향기를 느껴봤다.

미당백일장▶ 제2의 미당 서정주를 꿈꾸다
미당백일장에는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오는 30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1차 예심을 통과한 이들이 11월 2일 고창 미당 시문학관에서 본심을 갖게 된다.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은 단연 필수! 쟁쟁한 문학도들과의 백일장에 지나친 긴장은 금물이다. 차라리 피할 수 없다면 즐겨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인학교▶ 문인들의 소통의 장
문인 지망생인 학생들과 현역 시인이 주체가 되어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행사다. 11월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미당 백일장의 예심 통과자 70명과 현역 시인 30여명 등이 참여한다.
현역 시인이 직접 강의하는 특별 강연 및 세미나, 합평회, 시인과의 대화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시를 좋아하는 이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할 수 있는 이 학교에서는 시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시인을 꿈꿔 볼 수 있다.

학술대회▶ 문화공간 활성화 방안 모색
문화공간의 개발과 문화축제 창출 논의를 위해 열리는 학술대회는 11월 2일 선운산 관광호텔 대연회장에서 개최된다. ‘문화공간으로서의 지역 문화유산의 활용과 문학관 활성화, 문화 축제의 전망’을 주제로 향후 친환경적 문화 공간 조성을 위한 문학관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본다. 학술적 성격의 대회라고 해서 꼭 딱딱하리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문학에 대한 관심이 충분하다면 즐거운 문화 공간 조성에 대한 유쾌한 대화의 자리가 될 수 있다.

질마재 문학마을 투어▶ 문학적 가치 탐방
질마재 문학마을 투어는 문학 현장 학습 체험 프로그램으로, 질마재 마을의 문학적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투어는 미당 서정주의 묘소 참배, 생가 탐방, 질마재 마을 일대 문화 유적 탐방 등으로 이뤄진다. 평소 작가들의 집필 장소는 어떨까 궁금했던 적은 없었는지, 모든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자리이다.

고창국화축제▶ 가을 속 국화밭을 만끽하라
30만평의 대지에 300억 송이의 국화가 피어있는 장관을 상상해 보라. 약 1,000여 가지의 다양한 국화들의 향연에 눈과 마음에 아스라한 감동이 전해진다. 국화누님 선발 대회부터 국화 따기 대회, 꽃마차 체험, 국화차 시음, 굴렁쇠 굴리기, 널뛰기 등 국화와 관련된 행사는 물론 축제를 물씬 느껴볼 수 있는 대회들이 준비돼 있다. 하늘, 땅, 동심, 대감동으로 하늘 열림을 연출하겠다는 고창사람들의 당찬 계획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미당 서정주 선생의 시, 선선한 가을바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국화밭,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 이 4가지가 혼합된 올 가을 최고의 패키지는 바로 ‘2008 미당문학제’이다. 문학도 따고 가을도 따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이 곳 고창에서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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