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국 생명과학대 바이오학부 생명과학과 교수

“학문의 큰 바다에 어찌 교수와 학생이 따로 있겠습니까. 저는 그저 나이가 많은 학생일 따름입니다”. 퇴임을 앞둔 박인국(생명과학과) 교수의 연구실에 발을 들여 놓으면 먼저 이런 문구의 2004년 신입생모집 광고카피가 눈에 보인다.

박 교수가 “직접 느낀 바를 글로 옮긴 것”이라고 설명한 이 구절은 실로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는 그의 겸손한 연구철학을 확연히 보여주는 글귀이다. 선인장을 비롯해 무럭무럭 자란 녹색식물로 뒤덮인 연구실. 그곳에는 여느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책과 논문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죽은 지식보다는 살아 있는 연구가 좋은 것과 같은 이치”라며 평소에도 생물들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박 교수의 연구실에는 시들지 않는 그의 열정처럼 그렇게 파릇파릇한 생명들이 아직도 숨쉬고 있었다.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힘든 유학생활을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다는 박 교수. 그 때문일까. 27년간의 교수시절 동안 학생들에게 다문화 시대에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일깨워주려는 교수법을 고수했다. 그는 이제 퇴임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요즘같이 독도 영유권이나 동북공정같이 한국인의 정체성이 위협받을 때일수록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세상에 도전하라”고 말한다. “내 학문이 부족해 제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 못하고 잠재력을 끌어내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는 박 교수. 그는 교단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자신의 모든 것들을 제자들에게 전해주고자 오늘도 밤낮없이 번역과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퇴임 후에도 배움의 길을 걷는 그에게, 시간이 흘러도 식지 않는 뜨거운 열정을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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