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또 다른 축제입니다. 당신의 조그만 정성이 케냐의 어린이에겐 생명이 됩니다”
크리스마스 때나 나올 법한 구세군의 목소리라 오해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축제가 한창이던 지난주, 우리대학 팔정도에 울린 소리다. 쾌락과 소비위주의 장이라고 비판 받아 온 대학축제에 ‘나눔’이란 싹이 새로 트고 있다.

우리대학 참사람봉사단(단장=조훈영ㆍ물리학)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최하는 ‘2008 캠퍼스 나눔 도전’에 서울시내 4개 대학과 함께 참여했다. 우리대학의 ‘나눔 축제’에는 108리더스, 동감, 손짓사랑회, 하람 등 여러 학생 단체가 참여해 지난 14일부터 사흘 동안 팔정도에 나눔카페를 설치하고 모금운동을 벌였다. 이렇게 해서 모인 기부금은 지구촌공생회를 통해 생명의 우물 만들기 사업에 쓰여질 예정이다. 참사람봉사단 관계자는 “축제 속에서 동국인들이 즐거운 나눔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학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케냐 마사이족의 물 부족 체험’이란 주제의 나눔 카페에서 봉사활동을 한 108리더스의 김인호(생화공3) 군은 “케냐 인들이 겪는 물 부족을 체험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지 알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직접 교수, 학생, 교직원을 찾아가 모금활동을 한 ‘동감’의 이선미(교육2) 양은 “기부자들이 소박한 주전부리에도 즐거워하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금의 저조한 참여율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눔카페 현장을 지켜본 정등용(경제2) 군은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열의에 찬 모습에서 술 마시고 놀기만 해 남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축제와 다른 ‘따뜻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축제는 상업성과 소위 ‘먹고 노는 문화’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눔 축제’는 무절제한 축제문화의 문제를 지적하는 듯하다. 물론 대학 축제는 학생들이 대학문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돼야 한다. 하지만 즐기는 시간 속에서 그렇지 못한 이들을 생각하고 나누고자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은 어떨까? 이번 ‘나눔 축제’가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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