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기간, 열악한 열람 환경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 했다. 시험을 본다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인데 주변 환경이 공부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발목을 잡았으니 학생들의 원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작년 로스쿨 추진과정에서 만해관 시설의 축소로 좌석 부족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험기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 학생들 수요에 맞춘 학사운영을 하겠다던 학교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학교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만해관 책상을 중앙도서관으로 배치, 이용시간 연장, 빈 강의실과 장충체육관 임시 도서관화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만해관의 책상을 중도로 옮긴 것은 좌석만을 늘린 것뿐 공간의 과밀화를 초래하여 되려 공부여건을 악화시켰다. 이용시간의 연장은 좌석의 증설이 아닌 단지 이용시간 연장일 뿐이고, 빈 강의실 및 장충체육관 시설의 이용은 바쁜 시험기간 학생을 배려했다고 보기 보다는 좌석수를 늘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 가까운 조치였다. 이 모든 것이 근본적인 좌석 부족을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도서관의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중도 옆의 별관도서관은 추운 겨울에도 모기가 있을 정도로 방역의 사각지대가 된지 오래고 공대도서관의 경우는 책상이 작고 낡았으며 난방기의 소음은 탱크 소리에 맞먹을 정도로 시끄럽다. 환기시스템 또한 개선돼야 할 점 중에 하나이다. 특히 만해관의 경우 환기장치와 양쪽 작은 창문이 있지만 밖에서 들어섰을 때의 후덥지근하고 쾌쾌함, 조금 앉아 있으면 멍해지는 것은 200여명 학생이 만들어 내는 이산화탄소, 스탠드와 사람의 열기, 냄새를 원활히 정화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규모가 작은 도서관들은 실내공기 정화장치를 찾을 수 없고 창문개수도 적고 크기도 작아서 실내공기 개선은 힘든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도 아등바등 거리며 힘든 중간고사를 잘 견뎠다.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기말고사는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답답하다.  학교는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 학생을 위한 변화는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내적인 문제를 외적인 효과로 덮을 수는 없다. 공부하는 학생에게 쾌적한 환경이 최고 값진 것임을 학교는 알아야 할 것이다.

김녹수(공과대 사회환경시스템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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