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과 반발, “기초학문 위기 초래할 것”

학과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학정원 관리시스템이 처음으로 가동돼 지난해 학과별 순위가 발표됐다. 교무팀(팀장=강형석)이 지난 28일 발표한 학과별 평가순위에 따르면 하위 15% 평가를 받은 학과는 독어독문학 전공, 사회학 전공, 물리학과, 전기공학과,기계공학과, 윤리문화학 전공, 수학과, 철학전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평가는 정원 대비 재학율, 취업 및 진학률, 입학성적, 교수 1인당 대학원 학생수 등을 평가해 학과별로 순위를 매긴 것이다.
학교측은 이에 따라 이번 평가를 입학정원 조정 및 학과 통ㆍ폐합의 기본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하위평가를 받은 학과에 대한 정원감축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독어문화학 전공=2명 △사회학 전공=5명 △물리학과=5명 △전기공학과=11명 △기계공학과=5명 △윤리문화학 전공=2명 △수학과=4명 △철학전공=2명의 정원이 각각 줄어든다.
이번에 실시된 입학정원 관리시스템은 우리대학 53개 학과(전공)를 대상으로 △입학성적(15%) △입학 당시 경쟁률(5%) △편제 정원 대비 재학율(40%) △취업 및 진학률(25%) △교수 1인당 대학원생수(15%)를 평가항목으로 1위에서 53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이렇게 매겨진 순위에 따라 하위 1~4위 학과는 입학정원이 15% 하향 조정, 하위 5~8위 학과는 10% 하향 조정된다. 또 이렇게 확보된 입학정원은 신설학과와 정책적으로 육성이 필요한 학과에 배정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입학정원 조정안의 지표는 향후 학과 통합 및 폐과에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학교 측의 발표에 교수회와 정원 감축 대상학과 교수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수회는 1일 대자보를 통해 “불합리한 평가지표가 각 학과의 고유한 특성과 전통을 무시하고 있다”며 “작년 학제개편 당시 정원 감축이 이뤄졌던 학과에 자구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폐과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며 학교 측의 입학정원 관리시스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정원 감축이 정해진 학과 교수들도 반발하고 있다. 수학과 교수들은 성명서를 내고 “학부 중심으로 운영되는 수학과에 교수 1인당 대학원생 수를 평가항목으로 넣은 것은 하루아침에 대학원 중심으로 학과를 바꾸란 의미냐”며 “대학원 학생 수가 학부조정의 잣대가 된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이은지(사회4)양은 “인기학과만을 육성하는 것이 대학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냐”며 “수업의 질 향상, 교원의 충원, 시설 확충이 현실적인 대학 경쟁력 향상”이라며 학교 측의 학과정원 조정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같은 학내의 반발에 대해 이명천(화공생물공학) 학사지원본부장은 “특정학과를 폐과하자는 의도가 아니라 학과별 경쟁력 향상을 독려하자는 것”이라며 “대학 전체 발전을 위해 학과별 경쟁력 제고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서 신설학과인 의생명공학과와 고등교육법에 의해 입학정원이 제약을 받는 사범대학의 학과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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