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팔정도에서 강정구 교수 천막강연 진행과 관련해 보수단체와 추진 학생들 간에 마찰이 빚어졌다. 한편 천막강연 전날인 7일에는 강정구 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신청했던 직위해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강의 예정 시간이었던 4시 이전부터 팔정도에는 천막강의를 준비하는 강정구사건 해결을 위한 학생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천막강연을 반대하는 활빈단, 자유네티즌구국연합 등 보수단체가 서로 대치해 양 측의 주장을 내세웠다.
보수단체 측은 “직위 해제된 친북 교수가 강의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강정구 교수를 북한으로 보내라”고 주장하면서 천막강연을 반대했다. 또한 대책위는 “학교 측은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직위해제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당초 4시로 예정돼 있던 강연은 단체와 대책위 학생들 간의 몸싸움이 일어나고, 마찰이 커지면서 시작이 지연됐다. 강연은 보수단체와의 저지를 막기 위해 장소를 옮겨 5시에 동국관 M동 306호에서 진행됐다.
직위해제 결정이후 한달여 만에 학생과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강 교수는 ‘한국 사회의 냉전성역 허물기’를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면서 “필화사건은 맹목적인 반북, 반공을 보여주는 비학문적 발상”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그와 함께 “냉전성역이 즐비하는 한반도의 현 비정상적 상황을 변화시키고 세계사적 흐름에 부흥하기 위해서는 냉전성역을 허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강정구 교수에게 질문하고, 질문에 대해 강교수가 답변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강의를 들은 이윤건(법학4)군은 “강정구 교수의 사상 모두가 옳다고 보지는 않지만, 한국전쟁의 책임을 북한에만 몰아가는 것으로 보는 점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의가 끝난 뒤 동국관 앞에서는 강정구 교수 직위해제를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는 향림교회 관계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재학생들이 참여했다. 또한 이 행사에는 숭실대 학생회장인 권혁식군도 참여해 “수업권을 방해하는 행위가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앞으로 이를 위해 숭실대 학생회에서도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책위 이관용(사회4)위원장은 앞으로 천막강연 진행과 관련해 “앞으로 계속 천막강연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며, 이번과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강의실도 마련해 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