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배하에 숨죽이고 있던 티벳인들이 들고 일어섰다. 티벳의 수도, 라싸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 자체도 발포나 사망자의 발생을 인정하고 있다. 유혈사태로 전개된 데에, 국제사회의 비난은 주로 중국 정부를 향하고 있다. 비난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이런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 정부를 적지 않게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티벳인들의 궐기를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은, 티벳인들 중에 ‘자유 티벳(Free Tibet)'의 의미를 중국으로부터의 완전독립으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 중국이라는 큰 틀 속에서 자치를 인정받아서, 티벳의 전통과 문화를 보존하려는 달라이 라마의 입장과는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일까, 철저히 비폭력의 원칙을 지켜왔던 스님 ‘달라이 라마’를 곤혹스럽게 하는 시위의 행동 역시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티벳인들의 궐기가 어떤 결말을 맺게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궐기가 만약 중국으로부터의 유혈진압으로 끝나게 된다면, 이는 중국의 희망과는 달리 티벳인들에게 폭력적 저항의 유전자를 심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원한은 원한을 부르고, 피는 피를 부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티벳인들의 궐기가, 앞으로도 티벳인들의 독립(내지 자치)운동이 비폭력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 하나의 실험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폭력적으로 전개된다면, 그것은 곧 달라이 라마의 입지를 어렵게 할 것이다.
세계사에서 유일하게 비폭력적 독립운동의 가능성을 추구해온 (달라이 라마의) ‘자유 티벳’의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또 끝없는 폭력의 소용돌이에 중국마저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중국이 달라이 라마의 존재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길이 차선책이 되리라 본다. 아무 조건없이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호성
불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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