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지난달 13일 학림관 사범대학사운영실에서 격렬한 실랑이가 벌어졌다. 마구잡이로 들이닥친 공사 인부들과 그들을 제지하려는 학사운영실 직원들 사이에 대치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사건은 학림관 리모델링 시공업체가 하청업체 측에 지난 해 9월부터 제대로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 일어났다. 연이은 임금 체불에 참다못한 인부들이 학사운영실에 난입해 이미 공사가 완료된 천장과 벽면을 파손한 것이다.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을 빚은 이 사건은 시공업체 측 대표와 인부들의 사과로 일단락 됐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최저가입찰제’라는 시공업체 선정 과정에 있다. 최저가입찰제란 시공업체 선정 시, 가장 낮은 공사비용을 제시한 업체를 낙찰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건설 분야의 한 전문가는 “이 제도로 시공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적은 비용으로 공사를 하다 보니 공정 곳곳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한다.  사실 최저가입찰제는 시공비용을 낮추기 위해 값싼 저품질 자재를 사용하고 최소한의 노동력 투입으로 자칫 부실공사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심지어 위 사건처럼 임금 지급이 지연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최저입찰제의 폐단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공사 과정상 발생하는 변수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지연되는 공사는 강의에 많은 지장을 준다. 장마철 호우로 지연된 학림관과 동국관 리모델링 공사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저가입찰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적격심사제가 있다. 이 제도는 공사비 이외에 기술능력, 재무상태 등을 종합 심사하여 적격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 제도 또한 엄격한 평가 기준이 없다면 과다경쟁과 유착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시행된다면 완성도 높은 공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소모품과 전자기기 같은 경우, 최저가입찰제는 예산을 절약하고 효율적인 행정을 위해 필요한 제도이다. 그러나 리모델링과 건물신축은 한 번 완공되면 수정이 어려운 향후 10여년을 내다보는 계획이다. 건설 분야에서 최저가입찰제만 채택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유연한 입찰 제도를 도입하여 완성도 높은 시공을 추구하는 것이 학교와 학생 모두를 위한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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