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은 ‘강의’에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 강의는 대부분 교수의 지식전달로 진행된다. 하지만 미국대학 강의실에서 교수의 역할은 그다지 크지 않다. 강의는 학생들이 서로 생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수는 중요 순간마다 방향을 코치할 뿐이다.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학생들은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진지한 자세로 공부에 임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Stanford대에서 유학을 한 홍승현(영어영문학) 교수는 “능동적인 토론수업이 학습능률이 높다”며 “한국에 와서 토론식 수업을 시도해 보았지만 학생참여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나라 학생들이 토론식 강의에 익숙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학습에 대한 흥미는 학생들이 학과를 선택하는 차이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학생은 대부분 점수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지만 미국학생들은 흥미분야에 따라 전공을 선택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Nebraska대에서 유학을 한 김성중(영어영문학) 교수는 “자신이 흥미가 있는 분야를 공부할 때 생각도 풍부해 진다”며 “미국학생들은 우리나라처럼 취업에 유리한 학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론식 강의가 건물 배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강의가 끝나도 학생들의 질문 쏟아져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 자연스럽게 스터디그룹이 짜여져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게 된다. 이에 도서관 등 건물에는 큰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칠판 등 스터디그룹을 위한 방이 여럿 있다.
학습량도 엄격하게 관리한다. 미국 대학은 학문적 기초가 없으면 응용도 불가능하다는 교육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대학들은 학생들이 필사적으로 공부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한 과목을 이수하려면 분기별로 4개의 리포트와 중간·기말고사 2~4차례는 기본이다. 또 매주 퀴즈 등의 시험을 진행한다. 이러한 혹독한 교육 때문인지 Harvard대나 MIT대에는 정신과 스트레스 상담코너가 있는가 하면, 스트레스 해소 마사지가 캠퍼스에서 유행하기도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미국 대학생은 1학년이 지나면 약 10% 학생이 캠퍼스에서 쫓겨나고 4년만에 졸업할 확률은 50%를 밑돈다.
이러한 학습열의는 교수도 마찬가지다. 능력있는 교수는 우수한 학생을 끌어들이고 훌륭한 졸업생을 배출하며 막대한 연구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미국 대학은 능력있는 교수를 유치하기 위해 애쓴다. 교수들에게도 학생들만큼의 노력이 요구된다. 정식교수로 임용되기 위한 노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강의, 연구, 논문 발표 등 학생보다 더 공부를 한다.
이렇게 미국 대학은 교수나 학생 할 것 없이 높은 질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에게는 학문의 기초를, 교수에게는 끊임없는 학문의 연구를 바라는 대학이 미국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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