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제7회 인적자원개발 및 연구개발 포럼(HRD-R&D)’에서 서울대 공과대학 김도연 학장은 “교수사회가 경쟁은 기피하고 무차별적 평등만을 추구하는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교수들이 실무경험이 부족해 이론과 공급자 중심의 전통적 교육을 하는 바람에 학문과 학생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쓴소리’는 우리로 하여금 대학사회의 현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
현재 대학사회는 경쟁체제속에 있다. ‘대학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대학발전의 주안점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지금이다. 각 대학들은 학문 분야별 ‘경쟁력’을 키우고 경쟁을 통해 발전을 이루고자 한다. 우리나라 전체 대학의 대학발전을 지원하는 교육인적자원부 역시 대학경쟁을 통한 발전을 유도해 내려 하고 있다.
대학사회 전체로 보면 경쟁체제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질적인 경쟁을 도외시 한 채 양적인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게 문제다. 또한 대학 내에서 경쟁을 기피하는 풍조가 조성돼 교수집단과 학교당국이 갈등을 빚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 학장의 발언에 대해 각 주체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소모적 갈등과 그로 인해 침체되고 있는 현 대학교육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반성의 주체는 ‘교수집단’ 혹은 ‘학교당국’만이 아니다. 대학의 주체인 학생도 그동안 대학 전체의 경쟁에 대해 방관자적 역할을 해왔던 게 사실이다. 대학이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업적을 쌓고 새로운 분야를 정립시키고 발전하려면 교수들로부터 배우고 있는 학생들의 노력과 고민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 3주체가 같이 발전을 목표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대학에 대한 ‘쓴소리’가 말로만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개선이 되려면 이쯤에서 우리들의 과제를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 학문탐구의 장소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집단이기주의’와 ‘양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욕망’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을 단지 아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학교당국과 교수와 학생이 학문연구에 대해 각자의 입장에 소홀하지 않고 동시에 발전을 추구하는 학문의 장. 그곳이 바로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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