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길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

제17대 대통령선거도 이제 불과 3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분위기는 아직도 냉랭하다.
대통령을 뽑는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합당”이니 “단일화”니 하는 각종 정당들의 정치 선동성 구호와 대통령 후보자들을 둘러싼 인신공격성 발언만 난무하고 있다.

그러니까 대통령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리가 없다.민주주의 국가에서의 대통령선출은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인 예이다. 대통령선거에 입후보자를 낼 정당들은 당내 경선을 통하여 후보자를 선출하고 그 후보자는 여론을 수렴하여 정책을 개발하고 그것으로 하여금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이 과정이 생략된 간접선거는 입후보자와 국민과의 소통의 기회도 없고 자질이나 능력평가도 어려우며, 무엇보다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나 정당에 의해 회유되거나 매수되어 민의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 이 폐해가 직접선거를 치루면서 겪는 번거로움 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각 나라들은 경비도 많이 들고 복잡한 과정을 감수하고서라도 직접선거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선 우리나라에서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은 고쳐져야 한다. 물론 선거나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은 선진국이나 후진국 모두에 있다.

그러나 그 이유에는 차이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누가, 또는 어느 정당이 집권하여도 정치가 법과 제도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민들은 선거나 정치에 무관심해 질 수 있다. 그러나 후진국에서의 국민들은 누구, 또는 어느 정당을 뽑아도 마찬가지라며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나 정치에 무관심해 진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모든 선거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요즈음 우리학교 출입문 주변에서 총학생회 회장, 부회장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조직적으로 율동을 하며 입후보자의 기호를 외치거나 후보자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매우 열심히 운동을 한다.

물론 그들은 선거운동원들이기 때문이고, 막상 투표율은 높지 않은 것이 보통이었다.왜 그럴까? 좀 야박한 평가이지만 사람들은 너무 자신들의 이익을 따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표를 할 때 그 조직을 발전시킬 사람을 선출하기 보다는, 그 입후보자가 당선이 되면 투표를 한“나”와 어떤 관계가 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이익과 결부시켜 보면 대통령선거는 대학생 자신에게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듯이 보이고, 총학생회 회장, 부회장선거는, 입후보자를 또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더 관심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는 나를 비롯해 부모, 친구와 친척 등 우리국민 모두의 운명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일이다.

12월 19일 대통령선거일은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그리고 우리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행위를 하는 날이다. 대학생들이 ‘투표’라고 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포기한다면 그 나라의 장래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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