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은 세계화에 부응하고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해외 대학과 학술교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들도 해외유학을 통해 학문과 기술 발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우리신문은 세계 대학들의 교육 특징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대학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앞으로 △독일 △프랑스 △미국 △중국 △일본의 대학 특징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독일 = 독일 대학에서 눈에 띄는 점은 교수와 학생의 ‘자율’이다. 배움의 공간에서 구성원인 교수와 학생은 서로를 존중한다. 학교와 학과 사이의 행정 중심이 아닌 교수 혹은 연구소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교수, 연구소는 저마다 대학이 정해놓은 큰 틀 안에서 교육과정이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 Freiburg대학에서 유학을 한 이상영(법학) 교수는 “교수, 연구소 중심으로 이뤄져 학생들은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행정중심으로 구성된 대학과 캠퍼스와는 큰 차이가 있다. 독일 대학은 캠퍼스 개념이 없다. 건물이 시내 곳곳에 분산되어 있다. 새로 지어진 대학은 이와는 사정이 다르지만 대부분 독일 대학은 교문도 없다.
독일 학생들은 교수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다. 비록 우리나라의 ‘지도교수제’와 같이 학생을 개별 지도하는 교수는 없지만 개인별 학습계획이나 학위취득과정에 따른 자세한 지도를 해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학업 상담을 하는 교수와 보조역할을 하는 조교가 있어 이들은 다양한 상담과 각 강좌에 따른 입문강좌를 제공한다.
입문강좌 담당교수들은 그 강의에 참여한 전체 학생에게 학업과 대학생활 전반에 걸친 지침과 상담을 한다. 필수강좌 담당교수들은 강좌내용 뿐만 아니라 수강하는 학생들의 학습지도를 돕는다. 조교들은 별도로 마련된 시간에 △도서관 안내 △학술서적 등 자료검색 △학습계획에 대해 지도를 한다. 또한 주거나 생활 등 개인적인 문제를 상담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학교에 상주한다. 누구에게나 언제라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까다로운 학칙이나 학위수여제도 등 학생들이 잘 놓치는 학사관련 부분도 전문적이고 실제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진이 단순한 조언자가 아니라 대학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교수이기에 학칙을 융통성 있게 해석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프랑스 = 역사, 철학, 지리, 프랑스어 등 대부분의 시험이 논술로 이루어진다. 단편적인 지식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축적한 지식을 동원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논지를 전개했는지를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제도는 교사가 지식의 일방적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게 하는 ‘지도자’의 역할을 하게끔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학습자의 창의력과 논리성을 키우게 된다.
또한 프랑스는 대학이 ‘이원화’돼 있다. 일반 대학과 그랑제꼴(Grandes Ecoles)로 나뉜다. 일반 대학은 기초 학문을 육성한다. 하지만 그랑제꼴은 별도의 입학시험을 통과한 학생들을 뽑아 고위공무원 등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용적인 고급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있는 박윤아(신방3) 양은 “그랑제꼴 입학생은 주로 기득권 계층에 속해 있다”며 “예산과 특혜를 독식하고 있어 프랑스 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랑제꼴의 수업은 이론보다 세미나와 현장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이 중에서 명문으로 분류되는 ENA의 경우 1년여 간이 정부부처 실무수습과정이다. 수업도 ‘법안과 예산안’, ‘사회현안과 관련된 설문조사’등 실무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창의성과 논리성을 중심으로 공부한 학생들이 갈고 닦은 지식을 교육현장에서 직접 활용하면서 현장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이에 그랑제꼴 출신들은 졸업하자마자 현장에서 능숙하게 일처리가 가능하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길러내는 셈이다. 일반대학은 모든 학위가 전공별로 전문화된 대신 대학간 격차, 대도시와 지방대학의 차별도 거의 없다. 지방대도시에도 여러 개의 대학이 있지만 학과가 중복 개설된 경우는 없다.
대학별로 특화된 프랑스 대학의 실용주의는 문어발 확장을 통해 덩치를 키운 뒤에 학맥을 재생산하려는 우리나라 대학과는 분명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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