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제 평가단’ 도입으로 학회간 경쟁체제 도입 … 더 큰 변화 필요

“지금부터 사건번호 000번, 2006년 7월 12일 발생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분쟁 사건에 대한 재판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지난 10일 열린 국제법학회 학술모의재판의 한 장면이다.

법과대학 학술제가 지난 9일부터 5일간 중강당에서 열렸다. 법과대 내 사법학회, 국제법학회, 민주법학회, 공법학회, 형사법학회 주최로 이뤄진 학술제는 학회마다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모의재판, 토론회, 심포지엄의 3가지 형태로 진행됐다.

전광호(법4) 법대 학생회장은 “법대 학생 80% 이상이 학회에 소속되어 있고 활동이 학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학술제는 법대 전체의 행사다”고 말했다. 또한 이상영 법과대학장은 “토론방식을 통해 사회 다방면으로 학생들이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제는 이미 지난학기에 학회별로 주제선정 및 표현 방식이 논의 되었고, 여름 방학동안 자료수집, 대본작성, 연기연습을 통해 준비했다. 9월에 최종 리허설을 거치고 학회선배와 교수 참관도 이뤄졌다. 필요에 따라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학회별 일정은 △사법학회 심포지엄(9일)=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부부별산재 △국제법학회 모의재판(10일)=레바논-이스라엘전쟁 국제법적 해법은 없는가 △민주법학회 모의토론(11일)=국가보안법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공법학회 모의재판(12일)=동성혼 인정여부에 관한 헌법소원 △형사법학회 모의재판(13일)=에이즈 감염여성 윤락행위에 대한 형법적 고찰 순으로 진행됐다.

민주법학회에서는 국가보안법의 존폐에 대해 양측이 대립한 가운데 서로의 주장을 반박했다. 기본권 침해, 반통일적 악법의 이유를 든 폐지 측과 정권안보를 든 존치 측이 팽팽히 맞섰다. 김석술(법2) 민주법학회장은 토론을 준비하면서 “한국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측과,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고통을 받은 양측 모두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다가가는 점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올해에는 처음으로 ‘학술제 평가단’이 구성되었다. 5개 학회, 법우대, 학생회를 기본으로 각 단위 평가단 인원은 5명이며, 학술제 기간에 5명 중 3명이 평가단으로 활동한다. 학회 단위 평가단은 소속 학회의 학술제를 제외한 4회의 학술제를 평가하며, 학생 참석률, 주제의 적절한 해석, 학술제 진행능력 등의 항목으로 이뤄진다.

권오상(법4) 법대 부학생회장은 “정체된 학회가 학과간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길 기대한다”며 “2개의 학회를 선정해 노력의 결과를 대외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엠프의 고장으로 중강당에서 예정된 일부 학회 일정이 학림강 소강당으로 급하게 바뀌는 등 차질을 빚기도 했다. 당일에 변경된 장소 공지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학술제의 특성상 다른 전공의 일반 학생들이 다가가기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지성(정통1) 군은 “전문적인 용어 때문에 내용의 이해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도입된 ‘학술제 평가’ 결과를 토대로 학술제가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만 이 외에는 기존과 비교해서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점이 아쉽다. 자발적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각 학회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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