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말을 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져요. 그러니 나쁜 아이예요. 착한 아이는 말도 잘 듣고, 학교도 잘 가요.”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읽어봤을 동화 피노키오. 이 동화는 어린 시절 우리에게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는 교훈을 줬다. 그러나 이 동화를 읽은 후에도 우리는 성장하는 동안 수많은 거짓말을 해왔고, 지금 역시 그러하다. 오늘날 우리 모두는 거짓말쟁이인 것이다.

▲ 허위학력으로 물의를 빚은 신정아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진실을 추구하는 본연의 역할대로 언론들은 연일 학력위조 관련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언론이 학력위조와 관련된 유명 인사를 무차별적으로 매도해버리는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인기강사를 보도하기 전, 그녀가 방송에서 자신의 짧은 가방끈을 밝혔음을 확인했어야 했다. “다니지는 않았지만 합격은 했었다”고 말한 탤런트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기 전에 합격자 명단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리 아니였을까?

▲ 물론 행복을 전도하던 인기 강사도 반듯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던 유명 탤런트도 그들의 거짓말을 용서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언론이 진실을 밝혀내는 가운데 언론은 특종을 위해서 또 다른 피노키오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의혹 당사자들이 어떠한 이유로 학력을 속이게 됐는지, 또는 자신이 왜 오해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 입장을 밝혀봤자 비겁한 변명이 되어버리고, 진실한 반성이 거짓말로 들리는 것은 우리의 귀가 잘못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 우리사회의 피노키오들은 ‘학력위주 사회’라는 여우와 고양이의 유혹에 빠져 거짓말을 했다. 코는 점점 길어졌고, 스스로도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거짓말을 멈추게 할 요정도, 잘못을 반성하게 해줄 제페토 할아버지도 없었다. 이미 거짓말은 밝혀졌지만 우리는 ‘잘못했다’고 반성하는 피노키오의 말을 들어줄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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