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서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구적이었던 캠퍼스에는 부처님오신날을 비롯한 각종 학교행사로 온 동국인들의 북적임으로 활기를 찾기 시작한다.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 캠퍼스는 생동감이 넘치고, 바라보는 이들까지도 생기를 갖게 한다. 그러나, 안전사고의 발생은 이렇게 활기있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갑자기 우리에게 닥쳐올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은 각자의 학교생활과 학업에만 열중하며 살고 있지만, 정작 본인 주변에 어떠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에 대하여 무관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심할 수 없는 사고위험



본 필자는 아침에 출근하면 우선 마음을 조아린다. 아침 일찍 캠퍼스는 조용하고 정각원의 타종 소리는 만물을 깨우지만 혹시 어제 밤에 무슨 일이 없었는지 혹시 철야 연구를 한 대학원생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 건물을 들어와 경비실 분위기를 보고 학생들 얼굴을 보면 그때서야 안심이 된다. 현재 우리학교 제도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모든 책임은 그 실험실 책임자인 교수에게 있다. 학교는 도의적인 책임만 지면 될 것이다. 물론 집에 있으면서도 실험실에서 대학원생에게 급한 연락이 오면 항상 긴장하며, 학생들이 실험실에 있는 한 언제나 비상대기상태이다.


지난 1999년 9월 서울대 플라즈마 연구 폭발화재로 학생연구원 3명이 사망 했으며, 2003년 5월 한국과학기술원 풍동실험실 폭발사고로 학생 1명이 사망하고, 2005년 1월 SK연구소 폭발사고로 6명이 부상당했으며, 2005년 7월 경산대 에테르 폭발사고로 3명의 사상자가 나는 등 우리들 머릿속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실험실 안전사고는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연구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각종 독성 화학물질이나 폭발성 가스, 그리고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유전자가 재 조합된 미생물 방출은 대학 사회 전체 및 대학이 위치한 지역사회의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다. 그렇게 크지 않더라도 무거운 물건을 이동하면서 또는 건물 설치물에 의한 신체손상과 같은 보고되지 않는 사고는 헤아릴 수 없다.



열악한 실험실 관리실태



우리대학의 실험실 안전관리상황은 안전장치나 안전교육차원에서 열악하다고 생각한다. 실험실의 모든 안전관리는 미숙한 학생들의 손에 의해 관리되며, 바쁜 교수들에 의해 감독된다. 상황이 급해서 올해 새로 나온 학교부서 연락처를 살펴봐도 실험실 안전전담자가 없고 총괄지원팀이 실험실 안전전담을 대신하고 있다. 외부에서 우리대학의 실험실을 방문할 경우 부끄러울 뿐이다. 그래도 지인이 방문한 경우 안전관리에 관하여 한소리 씩 듣곤 한다. 예전에 모 학과에서 프랑스의 기업에서 구입한 연구장비를 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그들을 불렀는데, 그들의 장비가 실험내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실험실 내부를 들어가길 거부한 일이 기억이 난다. 물론 혹자는 그런 위험한 일을 왜 하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 보면 아파트의 건물은 누가 지으며, 한강다리는 누가 놓으며, 국가부채를 어떻게 갚으며, 수출할 물건들을 누가 만들며, 국가의 생존이 달려있는 생산적인 분야를 누가 담당할 것인가? 또한 성수대교가 무너지면, 삼풍과 같은 백화점이 내려앉으면 그 책임을 설계자와 공사 관계자에게만 미룰 것인가?



전문적인 안전관리 실시 필요



그나마, 연구실환경조성법이 2004년 국회를 통과한 후 2005년 4월 1일부터 본격 시행 되면서 우리대학도 몇 년 전부터 실험실 안전관리에 관심을 보여왔었다. 그러나 안전관리에 대해서 예산을 핑계로 형식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로 대처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 우리대학도 노후한 건물들을 개보수하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단장에 학교가 점점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모든 건물에는 보안장치가 설치되고 체계적인 보안관리가 이루어 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공대 연구실과 실험실들을 리모델링할 계획을 이미 세워놓고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하드웨어적 확충에는 반드시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다. 학교차원의 안전관리 전담 인력을 배치하여 실험실 안전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틀을 만들고 안전규정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모든 동국인에게 형식적이 아닌 전문적 안전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위험물을 취급하는 연구실이나 사무실에는 이러한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만 출입할 수 있도록, 이번에 새로 설치된 보안장치를 활용해야 한다.



전 구성원이 안전의식 가져야



안전관리는 안전 업무 담당자만의 업무가 아니다. 안전담당자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안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의식과 가치관이 바뀌어야 하고 구성원 모두가 안전의식을 생활화해야만 확보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전문화를 만들어야만 확보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전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소중한 우리들과 우리 대학을 안전지대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다 안전불감증에서 깨어나 사람 중심의 가치관을 견지하고,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생각하는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사고와 생활을 개혁하고, 의례히 그러려니 하고 살아왔던 생각에서 벗어나는 의식의 대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캠퍼스 생활은 우리의 바람이고 또한 우리의 의무이다. 대학에서의 이러한 안전의식교육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더 큰 국가 재앙을 방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고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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