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들어와 맞는 3번째 여름. 후덥지근한 기운이 스멀스멀 느껴질 때마다 또 1년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3학년이 되어 맞는 여름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더운 듯하다.


어느덧 5월이 되어 왁자지껄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마음 한켠이 무겁다. 3학년이라는 학년은 나를 무겁게 짓누른다. 이른 걱정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독여보지만 졸업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사실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도서관엔 사람이 참 많다. 문득 이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일어 주위를 흘깃거린다. 책상에는 토익이며 각종 시험 대비 문제집들이 어지러이 펼쳐져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준비를 위해서 신입생 때부터 자격증 따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이젠 학교까지 발벗고 학생들을 좋은 회사에 취직시키기 위한 공부를 시킨다고 한다. 결과가 중요하다나 뭐라나.


자격증을 위해 공부하는 대학생활. 정해진 목표. 취업만을 위한 4년간의 대학생활. 문득 나의 대학생활을 떠올려 본다. 정신없이 밀려오는 다양한 경험들은 하나로 정해져 있던 내 꿈을 마구 흔들어 놓았고 나를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 데려다 놓았다. 미래가 불투명한 것 같아 불안할 때도 있다. 하지만 정해지지 않았기에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여러 가지 꿈을 꾸며 경험했던 일들은 990, 토익 점수보다 소중하다. 결과도 좋고 효율성도 좋다. 쓸데없다 여겨지는 일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말자는 말? 물론 좋은 말이다.


하지만 쓸데없다만 여기지 말고 후에 어떤 자양분이 될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학교는 학교이지 학원이 아니며 취업은 인생의 최종 목표가 아닌 인생의 시작점일 뿐이다.


졸업을 하고 대학생활을 돌아보았을 때 미소가 떠오를 수 있는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싱그럽게 빛나는 여름의 동악처럼.


최진경(문과대 국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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