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권리를 찾기 위해 시작된 과제돌려받기 운동. 하지만 우리학교의 현실에서 과제를 채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세하게 첨삭된 것을 돌려받기는 어렵다. 어느 수업이건 간에 리포트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조교의 확충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현재 책임시간을 충족하는 교원에게 조교 1명을 배정하고 있고 강사에게는 조교가 배정되고 있지 않다. 그나마 이공계열 교수의 조교는 실험과목을 가르치는 데 투입되기 때문에 교수를 도울 시간이 많지 않다. 화학과의 한 교수는 “20여 년 동안 학교에 있으면서 여태까지 중간고사 시험지 채점을 다하지 못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조교가 없기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사의 경우는 조교가 없어 매우 열악하다.


무엇보다도 실력있는 조교가 없는 현실도 리포트를 돌려줄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데 한 몫 한다. 대학원생의 수가 적어 조교를 할 학생이 적다는 것이다. 때문에 학부생들이 조교를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수업을 듣는 학생인 학부생이 전반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이에 대해 학사지원본부 교무팀 김병호 과장은 “강사에게 조교를 배정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조교 확충에 대해 “마땅히 조교를 할 수 있는 학생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조교를 하게 되는 대학원생들이 많이 확보되는 것이 시급하다.


장기적으로는 강좌 당 수강인원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에 비해 수강인원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리포트를 첨삭해서 돌려주는 것은 어렵다. 인문ㆍ사회계열은 이공계열처럼 정확히 떨어지는 학문이 아니다. 정답지라는 개념은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에 교수의 첨삭지도가 절실하다. 리포트를 돌려주는 것이 근본적으로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수강인원이 적어야 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을 위해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분명히 수업뿐만 아니라 연구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 바쁘다는 사실은 어느 교수에게도 빠지지 않고 해당된다. 그럼에도 리포트를 채점만해서 돌려주는 교수, 리포트를 돌려주지 않는 교수, 자세하게 코멘트를 달아서 돌려주는 교수 등으로 나뉜다. 김영순(화학) 교수는 “대부분의 리포트에 대해 직접 보고 코멘트를 달고 있다”며 “시간을 틈틈이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교수들은 학생이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도움을 주는 데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은 정성을 다해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들이 없는 시간을 내어 리포트를 첨삭하는데 인터넷에서 베껴오거나 구입한 것이라면 리포트를 첨삭해주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단지 숙제를 한다는 생각으로 제출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리포트를 써야 할 것이다.


학교, 교수, 학생이 모두 행동으로 옮길 때 학생들의 리포트를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하지만 학생들이 아무것도 안하고 교수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학생들이 ‘교수님, 리포트 돌려주세요’라고 당하게 말하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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