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블리스 오블리제(Nob lesse oblige). 프랑스어로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의미하며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리스)’만큼 ‘의무(오블리제)’를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부와 사회적인 위세를 과시하지 않고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포함된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특별한 아들사랑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8일 아들을 때린 술집 종업원들에게 ‘보복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조 씨 등 네 명을 청계산 일대로 끌고 가 쇠파이프로 등 부위를 가격했다. 이어 북창동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직접 보복폭행을 하도록 시키기까지 했다. 하지만 김 회장 부자는 이 사건에 대한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 그런가 하면 한화그룹은 지난달 29일 김승연 회장의 경찰 조사를 앞두고 ‘김승연 회장의 인간적 면모’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자료는 회장의 인간적인 면모와 탁월한 경영능력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워낙 자식사랑이 큰 심정의 발로’라는 한화그룹 직원의 말은 김 회장의 비뚤어진 자식사랑에 대한 ‘눈 가리고 아웅’식의 답변이다. 평소 의리와 남성다움을 줄곧 강조하며 저돌적인 경영스타일의 보스형 총수로 불려온 그는 자식 경영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 선진국 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한다. 자식에게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가르치기보다는 권력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 하려고 한 김 회장은 사회적 지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사회적인 지위와 명예, 부에 걸맞는 도덕적 책임을 다했어야 한다. 아들이 맞았다는데 분한 것은 아버지로서 당연한 것이지만,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의 총수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으로 맞대응한 것은 공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것이다. 마땅히 법치주의를 비웃은 데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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